이날 오전 2시 29분경 무너진 복층 구조물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던 A 씨(35)는 동아일보 취재팀과 만나 “음악소리가 커 클럽에 몰린 손님 370여 명 중 상당수가 사고 사실을 곧장 인지하지 못했다. 크고 둔탁한 소리가 나기에 나도 ‘팡파르’를 터트린 줄로만 알았다”고 전했다.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고서야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이 여러 명 보였다는 얘기다.
A 씨에 따르면 구조물이 2.5m 높이에서 무너진 충격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도 클럽 측은 음악을 약 30초간 중단하지 않았다. A 씨는 “음악이 꺼진 후에도 대피 방송이 들린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부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멀쩡했던 다른 손님들이 쓰러져있던 부상자를 들쳐 업어 입구로 날랐다고 A 씨는 회상했다.
하지만 최모 씨(38)와 오모 씨(27) 등 2명은 숨졌고 16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외국인 부상자 중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미국과 네덜란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전날 우승한 미국 여자 수구 선수 K 씨(27)는 왼쪽 종아리가 10㎝ 정도 찢어지고 우즈베키스탄 선수 D 씨(23)는 목뼈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119구조대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병원을 찾은 부상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져, 추가 피해가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이 클럽에선 지난해 6월 중순에도 비슷한 붕괴사고가 일어나 20대 여성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고일 오전 2시경 이 클럽 2층 복층 구조물의 유리 바닥 일부가 무너져 아래에 있던 S 씨(25·여)가 부상을 입었고, 경찰은 업주 김모 씨(51)를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입건했다. 경찰은 지방자치단체가 이 클럽의 불법 증축을 제대로 관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허가 담당 공무원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