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루가스 쏘며 강경진압… 현지언론 “反中시위 다시 탄력받아” 홍콩정부 “폭력가담자 책임 물을것”… “학생들만 위험한 곳에 보낼수 없다” 대학총장 관찰자로 집회 참석
백색테러 현장서… 곤봉 휘두르는 홍콩 경찰 27일 홍콩 위안랑역에서 특수부대원들이 해산을 거부하는 시위대를 향해 곤봉을 휘두르고 있다. 이날 경찰은 시위대에게 최루가스와 고무탄총 등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우산과 쇠막대기를 들고 저항했다. 이날 시위는 21일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한 ‘백색 테러’ 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홍콩=AP 뉴시스
●‘백색 테러’ 반발… 29만 명 집결
SCMP 등에 따르면 27일 집회는 홍콩 주룽(九龍)반도 북쪽에 있는 신제(新界)의 위안랑(元朗)역 인근에서 열렸다. 이곳에서 21일 정체불명의 남성 100여 명이 각목으로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한 백색 테러를 규탄하는 집회였다. 당시 만삭의 임신부와 노약자까지 폭행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 공분을 샀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약 28만8000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이 예상한 인원(10만 명)의 3배에 달한다.
경찰은 당초 무력충돌을 우려해 시위를 불허했다. 오후 5시 20분경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분사했다. 이후 스펀지탄, 고무탄을 발사하고 시위대를 향해 경찰봉을 휘둘렀다. 시위대는 우산과 쇠막대기를 들고 맞섰다. 시위는 약 9시간 만에 끝났다. 이 과정에서 시민 2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2명은 중태라고 홍콩TVB 방송이 전했다. 홍콩 정부는 성명문을 통해 “폭력 사태에 가담한 시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대 영국에 개입 호소
27일 시위에는 학생들만 위험한 곳에 보낼 수 없다면서 함께 시위 현장에 나선 링난(嶺南)대 리어나도 청 총장(67)도 눈길을 끌었다. 링난대는 홍콩의 8개 공립대 중 한 곳이다. 주요 대학 총장이 집회에 공식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청 총장은 이날 오전 학생 대표들을 만나 경찰이 집회 허가를 내주지 않아 위험하니 참석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뜻을 굽히지 않자 “학생과 동문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관찰자 자격으로 집회에 참석했다.
시위대는 홍콩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홍콩 민주주의 옹호 운동가들은 영국 신문에 “홍콩 시민 편에 서 달라(stand with hong kong)”는 광고를 싣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과정에서 중국과 맺을 협약에 홍콩인의 자유와 인권, 민주화를 보장한다는 항목을 넣어 달라고 영국 정부에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