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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군복, 장마당 원단으로 만든 것… 흰수건은 충돌 방지용”

입력 | 2019-07-30 03:00:00

[NLL 넘나드는 北어선]“北목선 귀순의사-대공용의점 없어”




28일 새벽 해군 고속정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목선(점선)을 강원 양양의 한 군항으로 이송하고 있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27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들이 강원 양양의 군항으로 이송된 시간은 28일 오전 2시 17분. 이후 NLL 남하 경위 등을 묻는 관계기관합동정보조사를 거쳐 북한 송환이 결정된 건 28일 오후 5시 이전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 3명이 한국 땅을 밟은 지 15시간도 되지 않아 북한 송환이 결정된 셈이다.

다만 28일 밤 이들을 NLL을 통해 송환하기에는 안전 문제가 있어 다음 날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29일 오전 8시 18분 북측에 북한 주민과 어선을 인수해 갈 것을 요청하는 대북통지문을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전달했다. 해경 경비함은 어선을 양양 군항에서부터 NLL 인근까지 예인했다. 오후 3시 31분에는 NLL 이북에서 대기 중이던 또 다른 북한 어선에 어선과 주민들을 넘겨줬다.

이처럼 북한 주민이 양양에 도착한 지 약 30시간 만에 송환 절차가 시작되고 NLL을 넘은 지 40여 시간 만에 송환이 마무리됐지만 논란은 여전했다. 1명이 군복을 입고 있는 등 대공용의점이 의심되는 데다 목선 마스트(갑판의 수직 기둥)에 하얀 수건이 걸려 있는 등 귀순 의사를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송환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것.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각종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군 당국은 “대공용의점이 없다는 점이 분명해 송환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들은 민간인으로 25일 오전 1시 오징어잡이를 위해 강원 통천항을 출항했다. 어선은 북한군 부업선으로 어획물 일부를 군에 상납하는 배였다.

이들은 27일 오전 4시 반까지 통천항 동쪽 157km 해상에서 조업했다. 오전 8시 통천항으로 돌아가기 위해 항해를 시작했다. 배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없어 나침반으로 방향을 찾던 이들은 27일 밤 연안 불빛을 보고 강원 원산항 인근 해상일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이때는 NLL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온 뒤. 어선을 추적하던 우리 해군 고속정이 손전등을 깜빡이자 어선도 같은 신호를 보냈다. 합참 관계자는 “원산항 위수지역의 북한군이 ‘여기서 나가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알고 주민들도 ‘나가겠다’는 뜻으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시 엔진을 가동해 정남쪽으로 향한 건 원산 남쪽의 통천항으로 가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했다. 마스트의 하얀 수건은 대형 선박과의 충돌을 막으려고 걸어 뒀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선장이 군복을 입고 있어 대남 침투조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합참은 “선장 아내가 장마당에서 군복 원단을 구입해 만들어준 것으로 3명 모두 군인이 아니었다”고 했다. 어선에선 오징어 20kg, 어구 등이 발견됐을 뿐 대남 침투 의도를 의심케 하는 장비는 없었다고 군은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송환 전까지 조사가 너무 짧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조사에 걸린 시간과 방법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대공용의점과 남하 의도를 모두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조사했다”고 했다. 이어 “통상 실수로 NLL을 남하한 어선을 현장에서 북으로 돌려보내는 것과 달리 이번에 어선을 예인해 조사를 진행한 건 하얀 수건 등 의문점이 있어 이를 충분히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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