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흑인의원 민주 커밍스 공격 “잔인한 불량배” 인종차별 폭언, “역겨운 볼티모어” 지역구도 비하 CNN 흑인앵커 “우리도 미국인” 울먹… 미셸 오바마도 시민 지지 트윗글 막말로 ‘미스 미시간’ 박탈 캐시 주, 트럼프 재선캠프 합류 논란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 28일 양일간 민주당 흑인 중진 하원의원 일라이자 커밍스(68·메릴랜드)와 흑인이 다수인 메릴랜드주 최대도시 볼티모어를 공격해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커밍스는 잔인한 불량배”라며 “그의 지역구 볼티모어는 역겹고 쥐가 들끓는 난장판이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열악한 곳으로 어떤 사람도 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루 뒤 “인종주의자 커밍스가 지역구와 주민에게 에너지를 더 쏟았다면 그의 무능력한 리더십으로 인한 난장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커밍스 의원은 최근 남부 국경지대의 열악한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을 두고 행정부를 비판해 대통령의 미움을 샀다. 그가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 자격으로 대통령 장녀 이방카 부부의 이메일 사용 등을 조사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볼티모어는 60만 인구의 62.8%가 흑인(2018년 미 인구조사국 기준)이다. 살인 등 강력범죄율도 미 평균보다 높다. 하지만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부단한 노력으로 최근 ‘매력의 도시(Charm City)’란 애칭도 얻었다. 존스홉킨스대, 로욜라대, 피바디음대 등 한국 유학생이 많은 명문 학교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에도 민주당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 4명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외쳐 비판을 받았다. 미 언론은 대통령의 연이은 인종차별 발언이 내년 재선을 위한 ‘고도의 계산’을 담고 있다고 분석한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백인 저소득층 노동자라는 ‘집토끼’를 결집시키기 위해 비판을 감수하며 일부러 막말을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15일 ‘미스 미시간’으로 뽑혔지만 흑인 및 무슬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일주일 만에 자격을 박탈당한 중국계 미국인 캐시 주(20)까지 합류시켰다. 주는 과거 “흑인 사망 사고의 대부분이 다른 흑인에 의해 발생한다” “미시간대 교내에 왜 ‘히잡 체험 부스’가 있는지 모르겠다. 억압받는 이슬람 여성을 닮으라는 거냐”고 주장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