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디렉터 긱 시루노
‘겨울 왕국: 디즈니 온 아이스’의 주인공 엘사가 회전하며 고난도 스케이팅 연기를 선보이는 ‘Let It Go’ 넘버 장면. 퍼포먼스 디렉터인 긱 시루노는 “배우의 부상을 막기 위해 철저한 준비운동은 물론이고 필라테스, 요가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무비앤아이 제공
노래 한 소절만으로 여름을 얼려버릴 아이스 뮤지컬 ‘겨울 왕국: 디즈니 온 아이스’가 찾아왔다. 연출을 맡은 퍼포먼스 디렉터 긱 시루노(49)는 만화 속 ‘엘사’를 빙판을 뛰노는 스케이터로 되살려냈다. 그의 연출에 따라 넘버를 따라 하고 함께 춤까지 추는 관객 덕분에 작품은 ‘댄스얼롱’ 뮤지컬이 된다. 최근 중국에서 공연을 마친 그를 e메일로 만났다.
그는 ‘디즈니 온 아이스’ 시리즈인 ‘정글북’에서 모글리를 맡아 배우로 2005년 한국을 방문했었다. ‘겨울왕국…’의 디렉터로 다시 방한한 그는 “한국 관객의 흥을 잊지 못한다. 조용하던 어린이가 공연에 빠져들어 극 후반에 환호하고 춤추는 모습을 볼 때 가장 짜릿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존의 ‘디즈니 온 아이스’는 여러 작품의 스토리와 주인공이 함께 등장하는 방식이 많았다. 하지만 ‘겨울왕국…’은 러닝타임 내내 겨울왕국 한 작품의 원작 스토리를 충실히 구현했다. 그는 “‘렛 잇 고’나 ‘Love Is an Open Door’ 넘버에 겨울왕국 이름만으로도 아이스 뮤지컬과 ‘찰떡 조합’”이라면서도 “영화를 먼저 본 관객들에게 비슷한 감동을 줘야 하는 게 큰 숙제”라고 했다. 작품 특성상 배우들의 고난도 스케이팅에 따른 부상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8세 때부터 스케이트를 신은 그에게 빙판은 고향 같은 곳이다. 미국 피겨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그는 은퇴 뒤에도 아이스 뮤지컬 ‘앙상블 스케이터’로 변신하며 빙판에 남아있다.
“제가 아이스링크에서 항상 어린 시절을 떠올리듯 어른과 어린이 관객들에게 동심을 심어주고 싶어 아직도 빙판을 떠나지 못하나 봅니다.”
3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 실내아이스링크. 3만5000∼18만 원.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