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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위 ‘엘사’, 영화만큼 멋지죠”… 아이스 뮤지컬 ‘겨울왕국’

입력 | 2019-07-30 03:00:00

퍼포먼스 디렉터 긱 시루노




‘겨울 왕국: 디즈니 온 아이스’의 주인공 엘사가 회전하며 고난도 스케이팅 연기를 선보이는 ‘Let It Go’ 넘버 장면. 퍼포먼스 디렉터인 긱 시루노는 “배우의 부상을 막기 위해 철저한 준비운동은 물론이고 필라테스, 요가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무비앤아이 제공

“렛 잇 고(let it go), 렛 잇 고∼.”

노래 한 소절만으로 여름을 얼려버릴 아이스 뮤지컬 ‘겨울 왕국: 디즈니 온 아이스’가 찾아왔다. 연출을 맡은 퍼포먼스 디렉터 긱 시루노(49)는 만화 속 ‘엘사’를 빙판을 뛰노는 스케이터로 되살려냈다. 그의 연출에 따라 넘버를 따라 하고 함께 춤까지 추는 관객 덕분에 작품은 ‘댄스얼롱’ 뮤지컬이 된다. 최근 중국에서 공연을 마친 그를 e메일로 만났다.

그는 ‘디즈니 온 아이스’ 시리즈인 ‘정글북’에서 모글리를 맡아 배우로 2005년 한국을 방문했었다. ‘겨울왕국…’의 디렉터로 다시 방한한 그는 “한국 관객의 흥을 잊지 못한다. 조용하던 어린이가 공연에 빠져들어 극 후반에 환호하고 춤추는 모습을 볼 때 가장 짜릿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빙판에서 펼쳐지는 디즈니표 아이스 뮤지컬은 35년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생소한 장르다. 피겨스케이팅과 혼동하거나 이벤트 공연으로 여길 때도 많다. 그는 “고난도 스케이팅에 풍부한 연기와 재미난 안무가 녹아들었다. 친숙한 배경음악과 화려한 특수효과, 무대장치, 분장을 통해 스토리가 진행되는 얼음 위 뮤지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이 자유롭게 흥을 표현하는 점이 매력”이라고 했다.

기존의 ‘디즈니 온 아이스’는 여러 작품의 스토리와 주인공이 함께 등장하는 방식이 많았다. 하지만 ‘겨울왕국…’은 러닝타임 내내 겨울왕국 한 작품의 원작 스토리를 충실히 구현했다. 그는 “‘렛 잇 고’나 ‘Love Is an Open Door’ 넘버에 겨울왕국 이름만으로도 아이스 뮤지컬과 ‘찰떡 조합’”이라면서도 “영화를 먼저 본 관객들에게 비슷한 감동을 줘야 하는 게 큰 숙제”라고 했다. 작품 특성상 배우들의 고난도 스케이팅에 따른 부상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8세 때부터 스케이트를 신은 그에게 빙판은 고향 같은 곳이다. 미국 피겨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그는 은퇴 뒤에도 아이스 뮤지컬 ‘앙상블 스케이터’로 변신하며 빙판에 남아있다.

“제가 아이스링크에서 항상 어린 시절을 떠올리듯 어른과 어린이 관객들에게 동심을 심어주고 싶어 아직도 빙판을 떠나지 못하나 봅니다.”

3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 실내아이스링크. 3만5000∼18만 원. 전체 관람가.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