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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다가온 인구 감소… 5월 600명 증가에 그쳐

입력 | 2019-07-31 03:00:00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 뺀 수치… 겨울 아닌데 1000명 이하 이례적
혼인-출산 5월 기준 역대 최저… 하반기 인구 자연감소 가능성 커져




‘출산 절벽’이 심해지면서 올 5월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분이 600명에 머물렀다. 추위 탓에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겨울이 아닌 시기에 인구 자연증가분이 1000명 아래로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인구동향’에 따르면 5월 출생아 수는 2만53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9.6% 줄었다. 5월 기준으로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다. 저출산 현상이 고착되면서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 이후 38개월째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출생아 수는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일반적으로 같은 달 기준으로 비교한다.

통계청은 출산을 가장 많이 하는 30∼34세 여성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데다 7년째 혼인 건수가 하락하고 있는 점 등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았다.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혼인 건수 역시 5월 2만3100건으로 같은 달 기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저출산과 더불어 사망자 수가 증가하면서 5월 인구 자연증가는 600명에 그쳤다. 통계 작성 이래 인구가 자연감소한 건 추운 날씨로 사망자가 급증한 2017년 12월(―1700명)과 2018년 12월(―3900명) 2번뿐이었다. 올 5월 자연증가분(600명)은 월간 기준 역대 3번째로 적은 것이다. 사망자가 늘어난 건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5월 사망자 수는 2만4700명으로 5월 기준 역대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올해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통계청의 관측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통계청은 3월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한국의 인구 자연감소 시작 예상 시점을 올 하반기(7∼12월)로 기존 전망보다 3년 앞당겼다. 인구 추계는 매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를 기준으로 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명을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고 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수를 뜻한다.

한편 이날 통계청의 ‘국내 인구이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시장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지난달 국내에서 이동한 인구는 6월 기준으로 45년 만에 가장 적었다. 6월 중 국내 이동자는 48만4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9% 줄었다. 이 같은 이동인구 규모는 1974년 6월(35만6000명) 후 가장 적은 것이다. 6월은 원래 이사가 적은 시기인 데다 주택 매매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