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대 ‘核공유 보고서’ 파장 한국당 “나토식 핵공유 적극 검토해 한미일 북핵공조 강화해야” 주장 與는 “한반도 평화 역행” 반대 우세 “검토 가치 충분” “비핵화 협상 차질”… 전문가들도 찬반의견 엇갈려
북핵 위협에 맞서 B-61 등 전술핵무기를 한국, 일본과 공유하자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NDU) 보고서가 나오면서 전술핵이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31일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자 자유한국당은 미 전술핵 도입 또는 공유를 통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자는 주장을 쏟아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 연석회의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와 비슷한 한국형 핵공유를 포함해 북한의 핵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도 이날 ‘전술핵 재배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NATO 회원국들은 핵확산방지조약(NPT) 가입국이지만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고 있다”며 전술핵 재배치를 청원하는 대국민 운동을 제안했다.
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에 사로잡혀 한동안 북-미 협상을 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줄 리가 없다”면서도 “한반도 인근 영해 바깥 수역에 미국의 토마호크 등 핵미사일이 탑재된 잠수함을 배치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NPT를 위배하지 않으면서도 핵무장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도 “한미일이 공동 관리하는 핵잠수함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전문가 그룹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비핵화 협상이 제대로 안될 때에 대비한 ‘플랜B’로서 핵 공유를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과거 한국에 전술핵이 배치됐을 땐 북한에 핵이 없었지만 지금은 북핵이 완성된 상황”이라며 “전술핵을 직접 한반도로 가져와 북한에 보여주면서 핵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북한의 신뢰를 매우 악화시킬 것”이라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조동주 djc@donga.com·손효주·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