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을 압박하기 위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방부는 한국과의 군사훈련을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31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어떤 조정이나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한미연합훈련을 다음 달 초부터 3주 가량 시행할 예정이다. ‘동맹 19-2’(alliance)으로 알려진 이 연합훈련은 기존 을지프리덤가디언을 대체하는 훈련으로, 미군 수천명이 참가했던 데서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이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 얼마나 많은 미군이 투입될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번 훈련은 전처럼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뮬레이션 훈련은 실제 병력과 전투장비가 아닌 컴퓨터로 전장 상황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으로 교착 상태를 보이던 북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됐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 남조선(한국)이 ‘적대적’ 연합훈련을 끝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며 8월 훈련이 비핵화 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 합의를 위반한다는 북측 주장을 부인하면서, 군사훈련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는 두 가지 일을 해야 한다. 외교관들이 외교를 할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을 제공하고, 대화 재개시 회담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돕는 것, 그리고 (전쟁) 준비 태세를 유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은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내달 초·중순 첫 공식 방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방한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8월10일 전후가 되어 한미연합훈련 기간과 맞물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