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월 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원산에서 발사된 무기를 우리 군 당국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했지만, 북한은 ‘신형 방사포’였다고 공개한 것이다. 김정은은 사격 결과를 보고 “대단하다. 이 무기의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들에게는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대남 위협 발언도 했다.
정부와 군은 그제 북한의 도발 직후 “엿새 전 발사한 것과 유사하다”며 신속하게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했다. 북한의 5월 4일과 9일 도발을 두고 ‘미상의 발사체’ 또는 ‘단거리 미사일’로 오락가락하다 아직껏 유엔 대북제재 위반인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기를 주저하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런데 하루 만에 북한은 그건 방사포였다고 대놓고 조롱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군은 일단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 특성을 가졌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방사포는 여러 발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북한의 다연장포를 말한다. 북한이 보도한 대로 그 방사포가 ‘대구경’인 데다 ‘조종’까지 가능하다면 포착된 레이더 궤적만으로 미사일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어제 오후 발사 장면을 공개해 미사일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사포임을 다시 강조했다. 그렇게 북한에 거듭 농락당한 셈이 되자 군 당국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입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