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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시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日정부 “지원금 삭감” 전방위 철거 압력

입력 | 2019-08-02 19:25:00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국제예술에 전시돼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 (NHK 캡처) © 뉴스1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에서 1일 개막한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됐지만 일본 행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철거 압력을 넣고 있다. 행사가 끝나는 10월14일까지 소녀상이 전시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소녀상 전시에 대해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문화청의 (지원금) 보조 사업인데, (보조금 지원 여부를) 심사하던 시점엔 구체적인 전시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았다”면서 “보조금 교부 결정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정밀히 조사한 뒤 적절히 대응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금 삭감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 등에 설치돼 있는 소녀상에 대해서도 철거를 요구해왔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나고야시의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시장도 이날 오후 전시회 현장을 찾은 뒤 “일본 행정기관이 돈을 댄 이벤트에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되는 건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전시로 유감이다. 작품 전시를 즉각 중지하도록 아이치현 지사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 예술감독은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이 이 표현(평화의 소녀상 전시)을 인정하지 않는 투로 말하는 것은 검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테러 예고와 협박 전화도 있었다”고 전했다. 쓰다 감독은 소녀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상이 일본에 전시된 것은 이전에도 수차례 있었다. 2012년 도쿄도미술관에서 높이 20cm짜리 ‘모형 소녀상’이 전시됐지만 미술관 측이 전시 도중 행사장에서 치웠다. 2015년에는 도쿄 내 사립 전시관에서 사진작가 안세홍 씨가 촬영한 위안부 피해 여성 사진과 함께 소녀상이 전시되기도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