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 뭐라고 40m 지하로…" 페이스북서 애도 "슬픔을 당한 가족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 없다"
서울 양천구 빗물펌프장 공사현장에서 숨진 현대건설 직원 A(29)씨의 아버지가 아들을 그리워하며 구청과 시청 등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
A씨의 아버지는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보다도 고맙고 잘난 아들이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A씨 아버지는 “신문과 영화에서 보았던 일이 갑자기 덮쳐서 지금도 손이 떨리고 있고 가슴이 매어온다”며 “부모 등륵금 덜어 준다고 시립대 들어가 4년 내내 장학금 받으며 네덜란드까지 교환학생으로 다녀왔고, 당당시 현대건설 들어가서 열심히 돈을 모을 때도 난 많이도 모른척 하면서도 대견 했었다”고 아들의 모습을 기억했다.
그는 아들이 직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저류시설로 돌아간 것을 두고 “지가 뭐라고 그 사지에 죽음의 경계에 하청직원들을 구하기 위해 40m 지하로 들어갔냐 말이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사고에 책임지지 않는 서울시와 양천구청, 현대건설을 비판했다.
그는 “시험가동 중이면 더욱이 콘트롤타워를 조정하는 책임자가 있어야 하지만 그들을(서울시, 양천구청) 위험상황을 카톡으로 알렸다고 책임회피만 한다”며 “7시 30분경 사고가 나고도 가족한테 11시 넘어 알리는 기업이 우리나라 최대 기업인 현대건설”이라고 했다.
이어 “이 공사를 최종 관리 감독하는 서울시는 아직까지 가족한테 어떠한 사과나 한 적이 없다. 수문의 개폐에 책임이 있는 양천구도 마찬가지”라며 “제일 분노하는것은 인재 사고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지만 슬픔을 당한 가족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달 31일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확충공사’ 현장 배수터널에서 고립돼 사망한 근로자 3명 중 1명이다.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인 K씨와 같은 회사 미얀마 국적 직원은 사고 당일 오전 7시10분께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위해 펌프장 저류시설로 내려갔다. 당일 공사팀장 대행을 맡고있던 A씨는 오전 7시50분께 비가 내리자 이들 2명을 대피시키기 위해 직접 터널에 들어갔다가 같이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운명을 달리 했다.
A씨는 이제 결혼한지 약 1년이 된 신혼이었고 외동아들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