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10> 최용훈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
최용훈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는 올해 처음으로 철인3종 경기에 도전했다. 최 교수는 건강도 유지하고 체력 훈련도 겸하기 위해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최용훈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44)는 다르다. 최 교수는 강도를 조절하면 40대 이후에도 철인3종 경기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 또한 올해 철인3종 경기에 도전했다.
최 교수는 치아 보존 분야에서 중견 베스트 닥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치료가 어렵다고 여겨지면 치아를 빼내고 임플란트를 심는다. 최 교수는 자연 치아를 유지하려는 편이다. 보존하기 어려운 치아를 뽑아내 치료한 후 다시 이식하는 수술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달리기로 비만 극복
최 교수는 호리호리하다. 몸에 군살이라곤 없어 보인다. 오히려 살짝 마른 듯한 느낌이다. 이런 최 교수도 30대 초반까지는 체중이 90kg에 육박하는 비만 체형이었다. 게다가 운동을 너무 싫어했고, 심지어 관심조차 없었다.
군의관 시절에 운동이란 것을 처음 했다. 훈련 목적으로 달렸다. 부대 한 바퀴를 돌면 2km. 처음에는 한 바퀴도 힘들었는데, 계속 달리다 보니 익숙해졌다. 나중에는 매일 10km 정도는 달려야 개운한 기분이 들 정도가 됐다. 은근히 동료들과 경쟁하기도 했다. 몸도 가벼워졌다. 체중도 80kg 밑으로 내려갔다. 그렇게도 운동을 싫어하던 사람이 언젠가부터 ‘운동 마니아’가 돼 있었다.
2006년엔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다. 대회에 출전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했다. 그동안 충분히 운동했으니 풀코스라고 해서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30km 정도 달렸을 때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찾아왔다. 한 출전자가 쓰러져 의사의 응급조치를 받고 있는 장면을 보자 숨이 더욱 막혀 왔다.
○ 철인3종에 도전하다
부상을 당하고 난 후 달리기에 대한 흥미가 조금은 떨어졌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자전거를 접하게 됐다. 열심히 달려도 한 시간에 9km 갈까 말까 한데, 자전거로는 20∼30km를 갈 수 있다니. 자전거에 빠져들었다. 휴일에는 자전거를 끌고 한강 둔치로 갔다. 2008년 현 근무지로 자리를 옮기면서 승용차를 버리고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다.
수영은 2010년에 가서야 배웠다. 당시 네 살 된 아이가 풀장에서 노는 것을 보고 수영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단다.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하면 아버지로서 자식을 구해야 하지 않겠어요?” 막상 수영을 시작한 후로는 1시간 정도 쉬지 않고 물속에서 놀 수 있을 정도까지 실력을 올려놓았다.
이처럼 최 교수는 처음부터 철인3종 경기를 염두에 두고 달리기와 자전거, 수영을 배운 게 아니다. 어쩌다 보니 철인3종의 세 종목을 모두 하게 됐던 것이다. 최 교수가 본격적으로 철인3종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부터다. 자전거 동호회의 멤버와 함께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각각 즐기던 세 종목을 연이어 훈련하는 게 힘들었다. 길이 50m의 풀장을 15바퀴 돈 후에 자전거로 40km를 질주했다. 이어 쉬지 않고 곧바로 달렸다. 처음에는 상당히 벅찼다.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니 실력이 붙는 것 같았다.
철인3종 경기의 매력에 대해 최 교수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고풍스러운 도시를 달릴 수도 있는 게 철인3종 경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 최 교수는 “나이가 더 들더라도 이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기록에 집착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외국에는 환갑이 넘는 동호인도 꽤 많다”라고 덧붙였다.
○ “중년 세대도 철인3종 가능하다”
최용훈 교수는 실력을 과신하지 않고 평소 꾸준히 훈련하면 중년 이후에도 철인3종 운동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첫째, 자신의 체력이나 실력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최 교수는 “사고 현장을 몇 번 봤는데, 부상자 대부분이 젊었을 때 꽤 운동을 잘했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20, 30대의 ‘추억’만 믿고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 다친다는 것. 최 교수는 다른 이와 경쟁하지 말고 자신과의 싸움에 충실할 것을 권했다. 지나치게 자신의 운동 능력을 믿는 것도 금물. 철저하게 준비하고 늘 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기록에 집착하지 말고 즐겨야 한다. 최 교수는 “세 종목을 모두 잘해서 철인3종 경기를 완주해야 한다고 큰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좋다. 본인에게 맞는 종목 위주로 하되 운동 종목을 서서히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셋째, 꾸준히 개인 훈련을 해야 한다. 이 점이 최 교수가 가장 강조하는 대목이다. 최 교수는 “평소에 훈련을 하지 않으면 사고 확률도 커진다”며 생활 속에서 개인 훈련을 꾸준히 할 것을 추천했다. 최 교수의 경우 매일 집에서 병원까지 약 7.5km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그러다가 매주 1회 정도는 일부러 목적지인 병원을 지나쳐 40∼50km를 더 달린 후 병원으로 돌아온다. 이런 식으로 모자란 운동량을 채우는 것. 최 교수는 따로 헬스클럽에 다니거나 근력 운동을 하지 않는다.
운동에 빠지다 보니 생활 습관이 건강해진 것은 덤이다. 체중은 72kg을 유지하고 있다. 이 체중을 지키기 위해 야식을 끊었고, 회식을 하더라도 오후 8시 무렵에는 끝낸다. 최 교수는 “직원과 가족 모두 저녁이 있는 삶이 생겼다고 좋아한다”며 웃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