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IN&OUT]호텔 출발 시간도 거짓말… ‘양파투스’

입력 | 2019-08-03 03:00:00


이원주 기자·스포츠부

“한국 팬들에게 사과한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울까.

파고 또 파도 끝없이 나오는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거짓말과 황당 해명에 이제 유벤투스의 열성팬들마저 ‘양파투스’라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거짓말이 양파처럼 까고 까도 계속 나온다는 비유다.

유벤투스가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한국이 도와주지 않았다”는 주장이 허황된 거짓말이라는 정황이 너무 많다. 행사 당일인 지난달 26일 동아일보는 인천공항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까지 단 한곳도 빼놓지 않고 현장을 취재한 결과 유벤투스가 한국 팬들을 무시했다는 대목이 곳곳에서 나온다.

유벤투스가 궂은 날씨 탓을 했지만 중국 난징공항에서 늑장 출발해 늦게 도착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고 “공항 입국심사에 2시간이 걸렸다”는 유벤투스의 해명도 대한민국 법무부가 “단 26분 걸렸다”고 밝히며 거짓으로 드러났다. 유벤투스가 경기 당일 호텔에서 오후 6시 15분에 출발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기자는 당시 팬미팅이 열린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현장에 있던 취재진 중 가장 늦게 철수했다. 경호업체 관계자가 “이젠 나가라”고 기자에게 전한 시간이 오후 6시 24분이었다. 기자가 호텔 로비를 빠져 나온 시간이 6시 30분. 그때도 유벤투스 선수단 버스는 호텔 마당에 여전히 주차돼 있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해야 할 시간에 유벤투스 선수들은 호텔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프로팀은 팬의 사랑을 먹고산다. 유벤투스가 아시아 투어를 한 이유도 아시아 시장 때문이다.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유벤투스의 이번 행태는 세계 축구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며 “유럽 축구에서 점차 영향력이 커져가는 아시아 시장에서 큰 실수를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유벤투스의 오만방자함에 한국 팬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이원주·스포츠부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