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제봉 태국 주재 북한대사가 2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기념촬영에서 앞뒤로 서 있다. 2019.8.2/뉴스1 © News1
3일(현지시간) 채택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성명에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와 핵·미사일 실험 중단(refrain)에 대한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올해 ARF 의장국인 태국이 2일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 내용을 정리해 발표한 의장성명은 “지난달 30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이뤄진 북미 정상간 회담을 환영하고 협상 재개를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성명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관련국간 평화적으로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북한과 지속 가능한 대화를 구축하려는 한국과, 미국, 러시아, 중국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명은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충실한 이행에 대한 모든 회원국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장관들은 납치자 문제의 해결을 포함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관심사에 대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일본이 강조하고 있는 납치자 문제 관련 문구는 포함됐으나, 우리 정부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을 겨냥해 다자회의 성명에 포함시키는 것을 추진했던 자유무역 관련 내용은 성명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ARF 의장성명은 원래 지역 안보를 논의하는 다자협의체라는 점에서 통상적으로 무역에 대한 문안은 포함되지 않아왔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보복을 둘러싼 한일간 치열한 외교전 속에 열린 올해 회의는 안보 문제를 명분으로 한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제외 결정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이례적 불참과 맞물려 성명 채택 문장에 관심이 모아졌왔다.
대신 한일 외교장관간 공개 설전에 싱가포르 장관이 가세, 일본을 비난해 화제를 모았던 아세안+3외교장관회의(APT)와 태국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던 동아시아(EAS) 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은 한일 갈등과 연결 될 수 있는 자유무역 원칙 강조 문안이 담겼다.
그간 북한은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역내 안보 다자협의체로서 ARF를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창구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회의 당일 오전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고 리용호 외무상 대신 김제봉 주태국대사를 참석시켰다. 현지에서는 김 대사가 회의장에서 미사일 발사 관련 입장문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결국 김 대사는 회의가 끝난 뒤 별도의 발언이나 입장문 발표 없이 조용히 회의장을 떠났다. 이에 따라 북한 관련 문장을 둘러싼 북측 대표의 반발로 성명 발표가 며칠씩 늦어지기도 했던 예년과 달리 성명은 다음날 비교적 신속하게 채택됐다.
북한 외무상이 ARF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북한은 2000년 제7차 ARF 외교장관회의부터 회원국으로서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북한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은 해는 2001년과 2003년, 2009년 세 차례가 유일하다.
(방콕=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