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남-북 통일 국민투표 실시”… 스코틀랜드 “英서 분리독립 추진” 親브렉시트 웨일스 “노딜은 재앙”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사진)가 지난달 29∼31일 스코틀랜드를 시작으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 내 3개 자치정부 방문을 끝내자 현지 언론들이 이렇게 평가했다. 존슨 총리는 10월 31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앞두고 연방의 결속을 다지려 했지만, 오히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로 이뤄진 영국이 ‘공중분해’될 가능성만 더 키웠다는 의미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지난달 31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북아일랜드 5개 정당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후 북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 메리 루 맥도널드 대표는 “영국이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통일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코틀랜드 역시 29일 방문한 존슨 총리에게 “브렉시트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존슨에게) 스코틀랜드 국민은 자신들의 운명과 미래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에도 분리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반대 55.3%, 찬성 44.7%로 근소한 차로 부결됐다. 스코틀랜드 내부에서는 이미 독립 2차 투표 일정이 검토되고 있다.
유일하게 브렉시트에 찬성해 온 웨일스마저 ‘노딜’만큼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30일 웨일스를 방문해 브렉시트 이후 웨일스 농업이 더 번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반면 마크 드레이크퍼드 웨일스 자치정부 수반은 “일방적인 노딜 브렉시트 추진은 웨일스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존슨 총리가 ‘영국’의 결속을 바라며 강행한 순방 일정이지만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