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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제여론 지지와 한미동맹 강화가 日 도발 무력화의 관건

입력 | 2019-08-05 00:00:00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한 이후에도 추가 수출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한일 갈등을 장기전·전면전으로 끌고 갈 태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도 단호한 자세로 맞대응 카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군 당국은 일본을 의식해 미뤄 왔던 독도방어훈련을 이달 중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장단기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우선은 세계를 상대로 한 여론전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감정을 배제하고 국제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명분과 치밀한 논리 구성이 있어야 한다. 글로벌 분업체계에 기반한 자유무역 질서를 흔드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질수록 우리 정부의 입지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2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수출을 확대하자는 자유무역 입장에서 화이트리스트를 늘려야지 왜 줄이냐”고 일본을 비판한 것도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가용할 수 있는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일본 경제 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해야 한다.

국제여론전의 실질적인 성과는 미국을 상대로 한 홍보전에 달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중재 역할에 선을 긋고 있는 상태여서 실무자들의 중재 노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축되지 말고 미 행정부와 의회, 전문가 집단 등 전방위에 걸쳐 냉철하면서도 적극적인 논리전을 펼쳐야 한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한미동맹의 강화는 미국 내 우호 여론을 확보하는 한편 최근 요동치는 동북아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은 미사일·방사포 릴레이 도발을 일삼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리 영공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이처럼 북-중-러 안보협력이 가시화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피로 맺은 한미 군사동맹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한일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을 주축으로 한 자유진영의 대응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과 호르무즈 해외 파병 등의 현안도 동맹 강화라는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자유무역 질서를 정면으로 짓밟은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한미 양국이 굳건한 동맹을 바탕으로 협력해 나가는 모습을 보일 때 아베 정부의 오만한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