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사회부 기자
안전요원을 믿을 수 없다 보니 학부모들이 안전은 물론 수질 위생까지 돌보는 실정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경 서울 구로구의 한 공공 물놀이장에선 학부모가 나서서 물 위에 떠다니는 이물질을 건져내고 있었다. 아이들 70여 명이 뛰어놀던 물속에는 배달음식점 전단지가 떠다니고 있었다. 같은 시각 물놀이장을 관리하는 안전요원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휴대전화만 보고 있었다.
방학을 맞은 대학생 등 단기 아르바이트생 위주로 채용하다 보니 안전요원의 책임성과 전문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구에서 운영하는 공공 물놀이장의 경우 안전요원 24명 중 수상안전요원이나 인명구조원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전문자격증이 없어도 수상안전 관련 강의를 8시간 이수하면 안전요원이 될 수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8시간 교육만으로는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며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전문 안전요원을 최소한 1명 이상은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요원이 형식적 역할에 그치지 않도록 자격을 강화하고 관할 시군구도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의 생명이 걸린 문제다. 잠시만 방심해도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
이소연 사회부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