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 이번엔 신형방사포 발사차량 공개… 대규모 기습타격 과시

입력 | 2019-08-05 03:00:00

김정은, 2일 방사포 시험발사 참관
미사일로 본다는 軍-靑판단 일축… 軍 “5~7분내 타격한 뒤 은폐
대북 킬체인 무력화 의도 드러내”




軍전문가 “北방사포, 中 WS-2 개량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사진 왼쪽)이 2일 새벽 당 간부 등을 대동하고 함남 영흥 일대에서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공개한 신형 방사포가 ‘수평비행과 궤도 변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군 소식통은 “중국의 WS-2 계열이나 A300 방사포와 외형이 유사해 이를 역설계 또는 개량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오른쪽 사진은 중국의 WS-2 계열 방사포 중 WS-2D의 모습. 사진 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당 간부 등을 대동하고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또다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에 이어 2일 새벽 함경남도 영흥 일대의 신형 방사포 발사도 김 위원장이 직접 참관한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공개한 것이다.

통신은 “시험사격이 대구경 조종방사탄의 고도 억제 비행 성능과 궤도 조종 능력 및 목표 명중성을 검열할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구상하고 그처럼 바라던 또 하나의 주체무기가 태어났다”고 만족을 표했다고도 했다.

통신은 신형 방사포의 주요 성능도 자세히 소개했다. KN-23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일 가능성이 높다는 청와대와 우리 군의 평가를 일축하면서 신형 무기의 존재감을 과시한 것. 우선 신형 방사포가 ‘수평 비행과 궤도 변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낙하 시 탄두에 달린 보조날개를 움직여서 불규칙 궤도 비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 신형 SRBM의 ‘풀업(Pull-up·하강 시 급상승) 기동’과 유사한 낙하 단계의 요격 회피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고도 억제 비행 성능’을 확인했다는 것도 비행고도를 최대한 낮춰 우리 군의 감시 요격을 따돌리는 성능을 테스트했다는 의미다.

방사포가 표적에 명중하는 사진을 보면 화염도 300mm 방사포(KN-09) 시험발사 때보다 커서 ‘대구경 방사포’라는 북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탄두 무게를 늘린 400mm급 방사포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포차의 전투전개 시간을 측정했다”고 전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진지 밖으로 나와 쏘고 재빨리 복귀해 은폐하는 능력을 직접 점검했다는 것. 군 관계자는 “유사시 5∼7분 이내 타격 임무를 끝내 우리 군의 ‘킬체인(선제타격)’을 피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의 신형 방사포는 요격이 쉽지 않고, 더 빨라진 TEL에 화력까지 강화해 기습 대량 타격 위협을 극대화한 무기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사진 속의 TEL이 바퀴가 아니라 궤도형인 것 외엔 6개로 추정되는 발사관 등 중국의 WS-2 계열이나 A300 방사포와 외형이 유사해 이를 역설계 또는 개량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방사포의 유도장치부와 꼬리날개의 형태가 WS-2와 달라서 기존 300mm 방사포를 개조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군은 2일 발사된 게 방사포가 아니라 신형 SRBM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최대 비행 속도(음속의 6.9배) 등 제원이 도저히 방사포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잇따라 발사체가 방사포라면서 실체를 공개하고 나서면서 군의 대북 정보력 논란은 그만큼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