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일 방사포 시험발사 참관 미사일로 본다는 軍-靑판단 일축… 軍 “5~7분내 타격한 뒤 은폐 대북 킬체인 무력화 의도 드러내”
軍전문가 “北방사포, 中 WS-2 개량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사진 왼쪽)이 2일 새벽 당 간부 등을 대동하고 함남 영흥 일대에서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공개한 신형 방사포가 ‘수평비행과 궤도 변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군 소식통은 “중국의 WS-2 계열이나 A300 방사포와 외형이 유사해 이를 역설계 또는 개량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오른쪽 사진은 중국의 WS-2 계열 방사포 중 WS-2D의 모습. 사진 출처 노동신문
통신은 “시험사격이 대구경 조종방사탄의 고도 억제 비행 성능과 궤도 조종 능력 및 목표 명중성을 검열할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구상하고 그처럼 바라던 또 하나의 주체무기가 태어났다”고 만족을 표했다고도 했다.
통신은 신형 방사포의 주요 성능도 자세히 소개했다. KN-23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일 가능성이 높다는 청와대와 우리 군의 평가를 일축하면서 신형 무기의 존재감을 과시한 것. 우선 신형 방사포가 ‘수평 비행과 궤도 변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낙하 시 탄두에 달린 보조날개를 움직여서 불규칙 궤도 비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 신형 SRBM의 ‘풀업(Pull-up·하강 시 급상승) 기동’과 유사한 낙하 단계의 요격 회피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고도 억제 비행 성능’을 확인했다는 것도 비행고도를 최대한 낮춰 우리 군의 감시 요격을 따돌리는 성능을 테스트했다는 의미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포차의 전투전개 시간을 측정했다”고 전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진지 밖으로 나와 쏘고 재빨리 복귀해 은폐하는 능력을 직접 점검했다는 것. 군 관계자는 “유사시 5∼7분 이내 타격 임무를 끝내 우리 군의 ‘킬체인(선제타격)’을 피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의 신형 방사포는 요격이 쉽지 않고, 더 빨라진 TEL에 화력까지 강화해 기습 대량 타격 위협을 극대화한 무기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사진 속의 TEL이 바퀴가 아니라 궤도형인 것 외엔 6개로 추정되는 발사관 등 중국의 WS-2 계열이나 A300 방사포와 외형이 유사해 이를 역설계 또는 개량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방사포의 유도장치부와 꼬리날개의 형태가 WS-2와 달라서 기존 300mm 방사포를 개조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군은 2일 발사된 게 방사포가 아니라 신형 SRBM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최대 비행 속도(음속의 6.9배) 등 제원이 도저히 방사포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잇따라 발사체가 방사포라면서 실체를 공개하고 나서면서 군의 대북 정보력 논란은 그만큼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