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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환히 밝힌 색색의 빛 축제

입력 | 2019-08-05 03:00:00

충주 라이트월드 가보니
14만㎡ 규모 작년 4월 개관… 세계 유명 건축물 LED로 부활
11월말 亞최대 성탄축제 열려




에펠탑과 샹젤리제 거리를 본뜬 프랑스존.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여름, 석양이 마지막 빛을 잃고 서늘한 저녁바람이 귓전을 스쳤다. 하늘에 총총한 별빛보다 더욱 찬란한 빛이 지상을 수놓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뛰어갔다. 지난해 4월 충북 충주시 남한강변, 탄금대 동쪽 세계무술공원 부지에 약 14만 m²(약 4만3000평) 규모로 개관한 ‘빛의 세계’ 충주 라이트월드다. 8월의 첫날 저녁 이곳을 찾았다.

석가탑과 고려청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정문을 지나자 에펠탑과 샹젤리제 거리를 형상화한 ‘프랑스존’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눈길은 자연스럽게 왼편의 거대한 성당 모양 조형물로 향했다. 충주 라이트월드의 상징인 이탈리아존의 루미나리에(luminarie·조명건축물)다. 고딕 양식을 연상시키는 장려한 이 ‘빛의 성당’은 높이 27m, 길이 약 100m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약 30만 개가 빛을 밝히는 세계 최대급 규모다.

“와, 이건 찍어야 해!” 오순도순 얘기를 주고받던 가족, 친구, 연인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저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거나 친구에게 보낼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은 커다란 나무 모양 조형물과 조명 사이로 흔들다리와 미끄럼틀이 설치된 ‘생명의 숲’을 누비며 환호성을 질렀다.

고딕 양식의 대성당을 형상화한 이탈리아존의 루미나리에.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이윽고 장내 안내방송이 조명쇼의 시작을 알렸다. 잔디광장 위에 마련된 객석에 어느새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후 8시가 되자 이탈리아존의 루미나리에는 음악에 따라 화려한 색깔로 변신하며 빛과 리듬의 쇼를 펼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팔짝팔짝 뛰며 음악에 맞춰 뛰어다녔다. 쇼가 끝나자 안내 문구가 흘렀다. 문자로 신청곡을 보내면 방송해준다는 것. 손을 잡은 연인들의 눈길이 빛났다. “우리, 어떤 노래 보낼까?”

긴 여름밤도 이날은 유난히 짧게 느껴졌다. 타지마할을 형상화한 인도존,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바실리 성당을 본뜬 러시아존도 이탈리아존 못잖게 화려했다.

이원진 충주라이트월드 대표는 “11월 29일부터 내년 1월까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성탄 축제 ‘슈퍼크리스마스 코리아 2019’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가 5000여 팀이 직접 출품한 조명 크리스마스를 전시해 일대 장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총 상금만 3억 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이미 해외 교포와 새터민 팀 등 신청 팀이 1000곳을 넘는다고 말했다.

개관 시간 오후 6∼11시. 입장 10시까지. 1만 원(충주시민, 청소년 이하 8000원). 입장 및 슈퍼크리스마스 코리아 2019 참가 문의

충주=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