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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부터 올림픽까지’ 靑 꺼내들 日 맞대응 카드는

입력 | 2019-08-05 12:40:00

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광판에 문재인 대통령의 국무회의 중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국가 배제 관련 발언이 생중계되고 있다. © News1


일본이 지난 2일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 대상) 제외 조치를 단행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일(對日) 경고장까지 날리면서 청와대가 일본에 꺼내들 ‘맞대응 카드’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경제적 대응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편에선 이성적 대응으로 우리측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현재까지 청와대 안팎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대응안(案)으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가 있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 상호 간 군사정보를 제공하는 협정으로 2016년 11월 체결됐고 1년 단위로 갱신한다. 연장을 원치 않는 쪽이 협정 만기 90일 전까지 통보하면 된다. 오는 24일이 만기일로, 이날은 마침 일본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을 공표(7일)하고 시행(28일)하기 나흘 전이다.

이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소미아 폐기를 유력 검토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는 2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를 포함해 앞으로 종합적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애초부터 지소미아에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자격으로 2016년 12월 가진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공론화 과정 없이 졸속으로 밀어붙였다”며 재협상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지소미아 폐기가 일본의 폐부를 찌르는 공격카드가 아니라는 점, 사실상 한·미·일 3각 안보체제 구축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고심이 있다. 일본은 물론 미국도 지소미아 폐기를 원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칫 우리가 우리 손으로 한반도 안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관계부처를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또한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종합 대응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곧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있어 WTO 제소를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일본의 조치는 자유무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국제질서를 크게 훼손하고 있고, 결국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적극 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또한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통해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참가국들을 향해 여러 차례 강조하는 여론전을 펼친 바 있다.

WTO 제소는 일본과 장기적으로 겨뤄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통상 WTO 분쟁해결양해(DSU)에 따른 사법적 분쟁해결은 협의요청부터 상소기구 보고서 채택일까지 총 28개월(2007~2011년 개시 사건)이 소요된다.

우리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경제적 상응조치’ 방침도 공식화된 상태다. 정부는 현행 전략물자수출입고시 10조를 개정해 ‘다’ 지역을 신설, 여기에 일본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바세나르체제 등 4대 전략물자 국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한 29개국을 ‘가’ 지역에 편성하고 간소화 수출 심사를 해주는 반면 ‘가’ 지역 외에는 모두 ‘나’ 지역으로 분류해 ‘가’보다 훨씬 엄격한 심사를 거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을 ‘나’ 지역만큼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대응인 셈이다.

정부는 일본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방사능 문제’ 또한 직접적으로 지적할 분위기다. 정부는 2일 “국민들의 안전과 관련한 사항은 관광, 식품, 폐기물 등의 분야부터 안전조치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대일 대응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이날(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방사능 문제를 언급하며 “(일본) 여행금지구역을 사실상 확대해야 하고 동경(도쿄)을 포함해 검토해야 한다”며 “동경에서 방사능물질이 기준치보다 4배인가 초과돼 검출됐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2020 도쿄올림픽’과 방사능 문제 간 연계성에 있어선 “동경을 중심으로 여러군데에서 (올림픽이) 분산 개최되는데 동경도, 후쿠시마도 그렇고 (여러 상황을) 면밀히 봐서 해당 조치를 해야 한다”며 “올림픽과 무관하게 방사능 등이 기준치 이상으로 초과 검출돼 안전, 생명, 건강에 위해가 될 정도인 지역은 (여행금지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일각에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및 방사능에 대한 우려 등으로 도쿄올림픽 보이콧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