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으리라는 불안감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한국 코스피는 어제 2.56% 떨어졌고 코스닥 지수는 급변동을 막기 위한 사이드카가 발동될 만큼 폭락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악재까지 겹쳐 한국은 하루 동안 주식시장에서 50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모두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225 주가는 1.74% 떨어졌고 중국 대만 홍콩의 증시도 모두 급락했다. 외환시장도 변동 폭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원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위안화는 11년 만에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고 엔화는 가치가 급등했다. 경제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은 급락한 대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달러, 엔화 등의 가격은 올랐다.
가장 큰 원인은 소강상태에 있었던 미중 무역분쟁에 다시 기름이 부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다음 달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고 중국은 그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맞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의 뉴욕 증시도 그 직후 하락했는데 태평양 건너 아시아시장에서 더 큰 회오리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세계 경제 질서 및 무역 판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부침이 심해질수록 세계 무역은 쪼그라들고 경제는 휘청거리게 된다. 미국은 아직 경기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했고,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도 두드러져 두 강대국 사이에 환율전쟁마저 우려된다. 금융시장의 변동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경제정책의 안정적 운용과 산업경쟁력 강화로 대내외 위기상황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