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의원은 이날 오전 청와대 업무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 노 실장에게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북한의 핵실험이 몇 차례 있었냐”고 질의했다.
이는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쏟아지고 있는 야당의 공세에서 청와대를 엄호하려는 의도가 담긴 질문이었다.
이에 과거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 들어서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이 줄었고 이는 한반도 안보상황이 개선됐다는 주장을 하려는 게 표 의원의 의도였다.
그러나 노 실장은 표 의원의 질의에 “핵실험을 말씀하시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표 의원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잖냐”며 답변을 채근했다.
이에 노 실장은 겸연쩍은 듯 웃으면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돌아보고 “두 번인가 했나”라고 자신없는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이는 틀렸다. 북한은 지금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실시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지난 2017년 9월 핵실험(6차)을 한 차례 감행한 바 있다.
표 의원은 “하도 없었으니까 그러신 것 같다. 한 번도 없었지 않냐”고 되물었다. 질의자인 표 의원 역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노 실장과 표 의원은 북한의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를 놓고도 오답을 말했다.
표 의원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발사, ICBM 발사는 몇 차례 있었냐. 한 차례도 없었다”고 했고 노 실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은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7월와 9월에 총 세 차례 ICBM 실험을 했다.
표 의원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설도 있고 방사포설도 있는데 그러한 도발들에 대해서 엄중 경고하고 견지해야 하겠지만 전반적인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박근혜·이명박 정부 시절에 비해서 상당히 많이 안정화됐고 평화적으로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당연히 알아야 할 분들이 모르시고 담당 실무자들은 비서실장이 잘못 대답하고 있는데도 가만히 입만 다물고 있다”며 “이게 지금 국회를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고 뭐냐. 이 정도도 준비안하고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냐”고 질타했다.
결국 노 실장은 “ICBM은 세 번 발사했고 핵실험은 한 차례 있었다”고 자신의 답변을 정정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한국당은 노 실장이 잘못된 대답을 내놓으면서 웃은 것을 문제 삼으며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노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한 한국당 곽상도 의원의 의혹 제기에 발끈해 “정론관으로 가서 이야기하라”며 삿대질을 했던 터라 미운털이 박힌 듯 했다.
한국당 정양석 의원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답변이 준비가 안 될 수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이 자리에서 웃음이 나오는 문제냐”며 “굉장히 모욕감을 느낀다. 어떻게 그런 자세를 보일 수가 있냐”고 항의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답변 과정에 있어서 매우 진중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고 노 실장을 나무라면서 “국정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을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앉아서 속된 표현으로 키득키득 웃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지 매우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