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만 있는 ‘미완성 상품’ 인기
간편하면서도 제품을 만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키트 관련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왼쪽부터 살룻의 모히또 키트, 키트 방식으로 만든 휴대전화 케이스, 한국야쿠르트의 밀키트 브랜드 잇츠온 제품. 각 업체 제공
최근 경험과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가 늘면서 완성품보다 제품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미완성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른바 키트(kit) 상품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제품 제작 전반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순서에 따라 조립만 해주면 된다. 간단하지만 상품 제작에 참여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휴대전화 케이스 매장의 손님 대부분은 10, 20대였다. 매장 관계자는 “직접 제품을 만들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며 “최근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꽃시장에서 향을 직접 고르고 배합해 ‘나만의 디퓨저(방향제)’를 만드는 고객도 늘고 있다. 향뿐만 아니라 용기와 향이 스며드는 스틱을 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화훼상가 관계자는 “향 종류만 200종이 넘는다. 직접 향을 고르는 재미가 있어 기성품보다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료 손질과 양념 배합이 모두 돼 있어 라면을 끓이는 것처럼 순서대로 넣기만 하면 되는 반조리 상품 밀키트(meal-kit) 시장도 커지고 있다. 전자레인지에 넣거나 물에 끓이기만 하는 가정간편식(HMR)과 달리 요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밀키트 브랜드 ‘잇츠온’ 연간 매출은 출시 첫해인 2017년 90억 원에서 지난해 180억 원으로 급증했다. 업계는 올해 밀키트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2배 이상으로 커진 4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16년 동원홈푸드를 시작으로 한국야쿠르트, GS리테일, 현대백화점, 롯데마트, 갤러리아 등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매년 확대되고 있다. 올해 4월 밀키트 시장에 뛰어든 CJ제일제당은 올해 100억 원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 3년 안에 1000억 원 규모로 브랜드를 키울 계획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메뉴는 비빔밥, 감바스 등 60여 종이며 2년 내 200여 종까지 메뉴를 늘릴 계획이다.
우리보다 먼저 밀키트 시장이 형성된 미국은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3조5340억 원까지 커졌고, 같은 해 일본도 8859억 원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금융기업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밀키트 시장규모가 내년에 최대 50억 달러(약 6조8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