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 정점으로 지목돼 재판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8.7/뉴스1 © News1
일제 강제징용 재판에서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측 변호를 맡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독대하고 향후 절차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가 양 전 대법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신일철주금과 논의한 자료에 대해서는 증언을 거부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의 21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상호 김앤장 변호사는 검찰이 김앤장을 압수수색해 얻은 2015년 9월 작성한 강제징용 재판 관련 메모를 직접 작성한 게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의뢰인과 관련된 내용이 있는 부분은 변호사의 비밀유지 의무에 어긋날 수 있어 증언을 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어 “따라서 업무상기밀누설이라는 이유로 증인이 작성한 메모에 대한 진정성립에 대해 묻는 질문에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내용 자체는 저희 사건을 판단하는 데 큰 영향을 주는 내용은 없어 보이지만, 증인 입장에서 보면 의뢰인이 한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는 거라면 직업상 비밀준수 의무에 해당될 여지가 상당히 높다고 생각된다”며 “법률적으로만 따지면 증언거부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에서 진정성립을 확인하려는 것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하겠다”며 “본인의 필적이 맞느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증인이 증언거부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적했다. 이에 한 변호사는 “필적은 제 필적이 맞다”고 답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메모들을 직접 작성한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신일철주금 측과 이야기한 내용을 기록한 메모들과 관련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변호사로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증언을 거부했고, 재판부도 증언거부 사유에 해당한다며 증언거부를 허용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