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유성엽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7.30/뉴스1 © News1
민주평화당 당권파와 비(非)당권파가 끝내 분당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제3지대 신당’ 추진 방법을 놓고 갈등을 빚어 온 이들은 고문단의 중재하에 논의를 이어왔으나 결국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당권파의 정동영 대표와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를 이끄는 유성엽 원내대표는 7일 오후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전날 당권파가 대안정치 측에 전달한 제시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의 제시안에는 ‘신당 창당’을 당론으로 공식 추진 기구를 설치하자는 고문단의 중재안을 기반으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하기 전까지 정 대표가 직책을 유지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가 신당 창당의 선결 조건이라는 비당권파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정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비당권파가 명분 없이 무리한 요구를 주장한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을 살리기 위한 충정이라면 함께 해야 하고, 방법론이 다르다면 공개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당을 살릴 비전을 놓고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비당권파의 주장과 관련해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것인지, 수도권 지지율을 위해서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당대회부터 감지된 양측의 갈등은 지난달 17일 비당권파가 대안정치를 출범하면서 수면 위로 불거졌다. 비당권파는 내달 정기국회 이전에 신당 창당 1단계를 매듭짓겠다는 목표로 지난달 말부터 ‘대안정치’ 명칭을 내세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특히 비당권파는 갈수록 하락하는 평화당 지지율을 근거로 현 지도부 체제에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당권파는 호남권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인다며 반박하고 있다. 정 대표는 취임 1주년이던 5일 기자간담회에서 “(평화당 지지율이) 옛 국민의당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화당이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호남권의 2017년 7월 국민의당 지지율은 3.5%, 지난달 평화당 지지율은 8.4%다.
호남계 의원들이 소속된 바른미래당 역시 총선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는 점도 평화당을 흔드는 요인이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및 호남계 의원, 일부 무소속 의원이 제3지대에 뜻을 같이할 경우 원내 교섭단체가 가능하다는 셈법에서다.
일각에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재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신당의 필요성에 양측 모두 공감한다”면서도 “서로 감정이 앞서 건설적인 논의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