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인사차 국회 방문 "경제 살리기에 역행 안 되게 수사의 양 줄일 것" 문희상 의장 "적폐수사는 전광석화처럼 해야"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아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문희상 국회의장 등을 예방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25일 취임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여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곧 출장을 가신다고 들었다”며 “검찰에 여러가지로 많이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여 위원장은 “오늘 저녁에 법사위 간사님들을 모시고 해외에 잠깐 다녀온다”고 한 뒤 “일 잘 하시기로는 총장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덕담을 건넸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에서 고발된 여야 의원들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는 당부로도 읽힐 수 있는 언급이었다. 여 위원장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 점거 사건과 관련해 고발당한 상태로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다만 윤 총장은 여 위원장 예방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오늘은 내가 취임 인사를 온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윤 총장은 여 위원장 예방에 앞서 문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취임사를 통해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국민들께 보고드렸다”며 “검찰 법집행이 경제 살리기에 역행이 되지 않도록 수사의 양을 줄이되 경제를 살려나가는 데 보탬이 되는 사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공판팀을 운영해 재판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또 “적폐수사는 전광석화, 쾌도난마처럼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지루해하고 잘못하면 ‘보복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며 “검찰이 신뢰를 잃으면 권력에 치이고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의장은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의 ‘파사현정(破邪顯正)’ 친필 휘호를 윤 총장에게 선물하며 격려했다.
윤 총장은 문 의장과 여 위원장 외에도 이날 국회에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과 국회 법사위원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및 오신환 원내대표 등을 잇달아 만났다.
박 의원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지난 2013년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검찰 수뇌부에 반기를 들었던 일이 대화 주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그것이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몰락을 가져왔고 촛불 혁명의 발화제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도 개혁의 주체로서 촛불혁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윤 총장이 잘 하셔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