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신각신 끝에 유가족이 처리하는 것으로 정리돼 민주당 측 "정부 지원 장례보조금으로 처리했어야" "평화센터, 장례위 대표 아니고 유족 대신하지 않아" 평화센터 측 "기존 장례일정엔 현충관 추모식 없어" "與 관계자, 책임지겠다며 진행…이후 얘기 없었다"
고(故)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과 관련한 장례비용 문제로 김대중 평화센터와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 사이에 논란이 빚어졌다. 장례 당일 국립현충원 안장 전 현충관에서 진행한 추모식에 사용된 비용처리가 문제됐다. 결국 유가족들이 처리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발단은 추모식에 음향시설 등 장비를 대여하고도 비용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 측의 목소리였다. 이들은 김대중평화센터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장례준비위원인 민주당 설훈·김한정 의원과 고인의 삼남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유족과 장례준비위원 등은 이 여사의 장례를 국립현충원에서 사회장으로 거행키로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낙연 총리도 고인을 예우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유족과 장례준비위원이 수차례 지급을 요청했음에도 ‘사회장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며 “김대중평화센터는 장례위원회를 대표하지도 않고 유족을 대신하는 곳도 아니다. 모든 장례의 절차는 유족의 뜻에 따라 장례위에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대중평화센터의 김성재 상임이사 개인이 결정할 수도 없고 결정해서도 안 된다”며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고인의 명예가 더 이상 실추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장례집행위원장으로 전체 사회장 일정을 진행한 김성재 상임이사의 입장은 달랐다.
김 상임이사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본래 장례위가 마련한 사회장에는 현충관 추모식 일정이 없었다. 설훈·김한정 의원이 현충관 추모식을 해야겠다고 주장해서 그럼 안장식 전에 추모식을 하자고 한 것에 동의를 했다. 다만 그 행사에 대한 책임은 져야한다고 했고 두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후원금을 모아서 처리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김 상임이사는 “장례식이 다 끝나고 내용 정리 및 비용정산을 한 뒤 지난 6월28일 김대중평화센터 이사회에 다 보고를 했다. 사회장 주관단체가 김대중평화센터였기 때문”이라며 “행자부에도 이렇게 사용했다는 것을 다 보고 했다”고 전했다.
김 상임이사는 “그러다 지난 달에 갑자기 추모식을 준비했던 업체가 김대중평화센터에 와서 돈을 달라고 해서 알아봤더니 김한정 의원실에서 그랬다고 하더라. 지난 6월28일까지 아무 얘기없었다”며 “지원금이 비용을 치르고 남았다면 당연히 반납을 했을텐데 장례비용은 행자부 지원보다 더 많이 나왔고, 저는 집행위원장으로서 모두 집행하고 (절차를) 끝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설 의원은 통화에서 김 상임이사의 답변에 대해 “그건 개인의 생각이다. 사회장이 사회적 뜻을 모은 행사였고 그에 따라 치른 것이고, 지원금도 그것에 맞춰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현충관 추모식) 비용은 정부 지원금에서 처리됐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재반박했다.
김홍걸 위원장과 설훈·김한정 의원 측은 이날 오후 언론을 상대로 한 차례 더 입장을 공지하며 “논란이 된 추모비용 미지급 문제는 곧바로 해결하기로 유족들과 뜻을 모았다”며 “다시 한 번 불미스러운 일로 고인의 명예에 누를 끼치고 국민께 실망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송구한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족들은 김대중평화센터가 충분한 상의 없이 장례보조금을 임의 사용한 것과 사후에 집행내역을 불성실하게 보고한 점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