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에는 여전히 방사성 오염수 100만 t 이상이 남아 있다. 최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가 방사성 오염수 100만 t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 행위이며 환경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는 구로시오 해류가 흐른다. 일본 동해안을 따라 북상한 이 해류는 적도 위의 북태평양 지역 연안을 시계 방향으로 돌아 회귀한다. 한국의 동해와 남해도 이 해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만약 서울 63빌딩 용적에 맞먹는 방사성 오염수가 후쿠시마 앞바다로 흘러나오면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해양 생물 및 생태계가 방사성물질 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올 3월 그린피스는 ‘원전 사고 피난 지역이었던 나미에와 이타테 지역은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방사능으로 오염돼 있다’는 보고서를 펴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정부는 후쿠시마는 안전하다고 거듭 주장한다. 한술 더 떠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을 ‘후쿠시마 안전 홍보 이벤트’로 만들 심산인 것 같다. 원전 사고지에서 불과 67km 떨어진 후쿠시마 아즈마 구장에서 야구 개막전과 소프트볼 경기를 치르고, 올림픽 선수촌에는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공급할 계획이다. 오염수 방류도 국제사회의 지탄을 면치 못할 일이지만, 후쿠시마 농산물의 실제 안전 여부와 별개로 세계 각국에서 온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이용해 ‘안전한 일본’을 홍보하려는 아베 정권의 행태는 손님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다.
안영배 논설위원 oj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