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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 상공 가로질러 정밀타격… 北 “실전능력 의심할바 없이 검증”

입력 | 2019-08-08 03:00:00

[北, 신형 탄도미사일 실전배치]




북한 노동신문이 7일 단거리탄도미사일인 KN-23 발사 장면(아래쪽 사진)과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당 지도부 9명을 대동해 이를 참관하는 모습(위쪽 사진)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전술유도탄 2발이 수도권지역 상공과 중부 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해 목표를 정밀 타격했다”며 미사일 개발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6일 새벽 황해남도 과일군의 서부 작전비행장에서 KN-23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사실을 7일 공개했다. 지난달 25일 함경남도 호도반도에서 발사한 후 12일 만에 KN-23 신형 SRBM을 추가로 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얼핏 보면 지난달 25일 발사와 마찬가지로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의 연속으로 보인다. 하지만 곳곳에서 확연히 다른 의미가 포착된다. 무력시위 차원을 넘어 한국을 겨냥한 첫 실전 사격을 감행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25일 발사 때는 “김 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위력시위사격을 조직지도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신형전술유도탄의 위력시위 발사를 참관했다”고 적시했다. 지난달 25일 발사는 김 위원장의 최종 성능 점검과 실전배치 승인을 하는 자리였고, 6일 발사는 실전 배치 후 김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첫 ‘실전 이벤트’를 벌였다는 것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리영길 총참모장과 박정천 포병국장 등 인민군 주요 간부들이 대거 동행한 것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지난달 25일 발사 당시 북한 매체의 발표에는 당 중앙위와 국방과학 부문 간부들 이외에 군 간부들이 동행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구체적인 발사 상황에서도 ‘실전 사격’이라는 정황이 드러난다. 북한 매체들은 “전술 유도탄 2발이 수도권 상공과 우리나라의 중부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한 뒤 조선 동해상의 설정된 목표 섬을 정밀타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KN-23이 거대한 폭발 화염을 일으키면서 섬에 설치한 표적에 명중하는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군 당국자는 “이렇게 파괴력이 큰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수백만 명이 거주하는 평양 등 수도권 상공을 가로질러 쐈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과 성능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북한이 6일 쏴 올린 KN-23의 정점고도는 약 37km로 5월 초부터 발사된 8발의 KN-23 가운데 가장 낮았다. 성능이 입증된 실전배치 무기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과감한 위력시위 발사를 하기 힘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새 형의 전술유도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안전성, 실전능력이 의심할 바 없이 검증됐다”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 내용도 이번 발사가 실전 상황을 상정한 테스트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비행거리도 의미심장하다. 북한이 6일 발사한 KN-23은 450여 km를 비행한 뒤 함경북도 김책시 앞바다의 섬에 설치된 표적에 명중했다. 남쪽으로 쐈다면 전남 진도 서쪽 해상 60여 km까지 도달할 수 있다. 유사시 대한민국의 서쪽 최남단까지 기습 타격을 할 수 있는 실전 성능을 검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사실상 KN-23의 첫 실전사격에 성공한 만큼 양산과 추가 배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시험 발사를 거쳐 실전배치를 서두를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 대화와는 상관없이 김 위원장은 KN-23과 신형 방사포, SLBM 등 한미 요격망을 무력화하는 ‘기습 대량타격 3종 세트’를 완성하는 데 ‘다걸기(올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신형 SRBM 발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우리 정부도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면서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위력시위발사를 성공적으로 단행한 국방과학부문 지도간부들과 과학자 군수노동계급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뜻깊은 기념사진을 찍었다”고도 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미사일이 완성됐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보내려는 것 같다. 또 김 위원장뿐만 아니라 당 중앙위 부위원장들이 대거 현장을 찾은 만큼 내부 결집용 촬영으로도 해석된다”고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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