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퍼]전반기 4승 국내 대세 최혜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대세’로 떠오른 최혜진이 9일 개막하는 후반기 첫 대회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퀸’ 고진영, KLPGA 다승 2위 조정민 등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올 7월 중국 산둥성에서 열린 아시아나 항공오픈에서 샷을 날리고 있는 최혜진. KLPGA 제공
프로 2년 차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세’로 떠오른 최혜진(20·롯데)에게서 ‘겁 없는 스무 살’의 당당함이 느껴졌다. KLPGA투어 전반기에 4승을 거두며 다승 1위를 질주 중인 최혜진은 9일부터 제주 오라CC에서 열리는 후반기 첫 대회 삼다수 마스터스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그에게 이 대회는 아픔을 딛고 다시 날아오를 기회이기 때문이다. 8일 만난 그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내 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제주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다”라고 말했다.
○ “다시 출발점에 섰다”
예상치 못한 부상도 있었다. 그에게 “인스타그램에 ‘눈 잘 뜨고 다니자’는 해시태그를 올린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부상 때문이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에비앙챔피언십을 앞두고 코스를 도는데 러프에 파묻혀 있던 스프링클러를 못 보고 밟아 오른쪽 발목을 세게 삐었어요. 테이핑을 하고 얼음찜질도 했는데도 아프더라고요.”
아쉬움 속에 귀국했기에 마냥 쉴 수는 없었다. 잠을 자다가 눈이 떠지면 경기 용인 자택 근처 헬스장을 찾아 땀을 흘렸다. 별명이 ‘펭귄’인 그는 얼음 위에 넘어졌다가도 다시 일어서 목표 지점을 향해 걷는 펭귄처럼 실패를 딛고 일어서겠다는 각오다. “나 스스로 만족할 수준의 선수가 될 때까지 노력할 겁니다. 쇼트게임도 보완하고, 큰 무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심장을 가진 선수가 되고 싶어요.”
○ “우정과 존경심은 잠시 접어둘 것”
“이렇게 해보세요” 세계 1위의 특별 과외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왼쪽)이 8일 제주 오라CC에서 열린 제6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원 포인트 레슨’ 행사에서 주니어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제주=뉴스1
고진영처럼 장차 LPGA투어 진출을 꿈꾸는 최혜진은 “진영 언니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영어 공부도 하고, 훈련도 체계적으로 하면서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배우면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거주 중인 제주도로 ‘금의환향’해 가족들과 아귀찜을 먹으며 재충전한 고진영은 “(최)혜진이는 LPGA투어에 와서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다. KLPGA투어에서 함께 경기한 지가 꽤 된 것 같은데…. 요즘 (혜진이가) 너무 잘하고 있어서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재밌게 경쟁해 보겠다”고 말했다.
제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