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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영사 홍콩 시위대 접촉 ‘사진’ 파문…中 “美, 배후 간섭 증거”

입력 | 2019-08-09 02:24:00


중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 홍콩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홍콩의 주요 민주화 운동가들과 만났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미국에 대해 중국에 대한 간섭 중단을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현지 ‘독립단체’를 만났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미국이 최근 홍콩 시위의 배후라고 비난했다.

앞서 홍콩의 일간지인 타쿤파오 등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 소속 줄리 에이드 정치부장이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웡(黃之鋒), 야당인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지도부의 일원인 네이선 로(羅冠聰), 여타 홍콩대학 학생회 간부 등을 만나 회의를 가졌다.

이들이 지난 6일 오후 5시30분께 홍콩 애드미럴티의 JW메리어트 호텔 로비에서 만나는 장면은 사진에 포착돼 홍콩 인터넷 상에 유포된 바 있다.

홍콩 매체인 대공보는 에이드 정치부장이 미국 국무부의 대외심리전 경력을 지닌 정부 전복 전문가라고 전했다. 중동 근무 당시에는 인권과 민주화를 명분으로 정부 전복 활동을 기획한 적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에이드 정치부장에 대한 사진, 신상정보, 자녀 이름까지 공개했다.

2014년 홍콩의 민주화 운동인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에이드 부장과 만나 홍콩 경찰에 대한 시위 진압장치 수출 중단을 요구했다”면서도 “근본적으로 특별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측은 즉각 다양한 반중 폭도들과 깨끗이 결별하고 홍콩 문제에 간섭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미국에 대해 해명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 대표들이 “홍콩과 마카오의 광범위한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만난다”며 “우리 외교관들은 미국 경제계와 영사단원들뿐만 아니라 친정부 및 범민주적 캠프 의원들과도 만났다”고 해명했다.

데모시스토당은 홍콩을 위해 많은 자결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것이 독립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홍콩은 현재 당국이 추진한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시위가 두 달 넘게 계속되면서 큰 혼란에 휩싸였다. 반(反)송환법 시위는 갈수록 격화돼 완전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반(反)중국을 표방한 민주화 시위로 확대됐다.

시위대가 9일부터 3일간 홍콩 국제공항에서 새로운 시위를 예고함에 따라 미국 정부는 미국인들에게 홍콩으로 이동할 때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 어드바이저는 홍콩과 마카오 미국 총영사관의 웹사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경찰이 시위나 집회를 허용한 것 외에 다른 지역에도 시위와 대립이 빗발쳤다”며 “통보 없이 진행되는 이런 시위들은 계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