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애덤 알터 지음·홍지수 옮김/420쪽·2만2000원·부키
현대인 대다수는 ‘노모포비아(모바 일 결핍 공포증·No-Mobile-Phobia)’ 에 걸려 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소비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 매달 100시간에 이른다. 일생 동안 평균 11년의 시간을 스 마트폰에 소비한다. 저자는 “일상에 깊이 파고든 테크놀로지가 쇼핑, 일, 포르노에서 훨씬 헤어나기 어렵게 만 들었다”고 했다. 부키 제공
답은 6초다. 직장에서 받는 e메일의 70%는 도착하고 평균 6초 만에 열린다. 끊임없이 무언가 확인하고, 수신함에 ‘읽지 않은 메일 없음’이라는 문구가 나타나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현대인에게 저자는 ‘목표 중독’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미국 뉴욕대에서 심리학, 마케팅을 가르치는 저자는 현대인이 겪는 온갖 종류의 중독에 천착한 학자다. 특히 과학기술로 새롭게 나타난 온라인, 휴대전화, 행위 중독 등을 오래 연구했다. 책 1부를 “테크놀로지 시대의 새로운 재앙”으로 명명하며 “우리 모두가 중독자”라고 경고한다.
물론 중독이 반드시 유전자 유무의 문제는 아니다. 실은 누구나 수많은 종류의 중독에 시달린다. 저자가 주로 문제 삼는 건 “행위에 대한 중독”이다. 과거 중독은 곧 ‘약물 중독’만을 의미했으나 최근엔 목표·피드백·향상·난이도·관계·쇼핑 중독 등 범주가 다양하다.
목표·향상 중독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저자는 이를 밝혀내기 위해 “책 1000권당 ‘목표 추구’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비율” “‘완벽주의’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책의 비율”을 살펴봤다. 1980년대 전까지는 ‘0’에 수렴하던 비율은 놀랍게도 과학기술 발전과 맞물려 크게 늘었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수직 상승했다. 인간이 또 하나의 새로운 중독에 걸려든 것이다.
그럼 이 책을 읽으면 중독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뾰족한 해답은 없다. 책은 당신이 왜 불안하고 초조할 정도로 무언가에 빠져 있는지, 그 중독은 왜 멈추기 힘든지 상세히 설명한다. 책은 중독 ‘탈출 가이드’라기보다 중독에 대한 ‘연구서’에 가깝다.
한 에피소드 안에서 미결 상태(클리프 행어)가 나오기 전에 시청을 중단하기. 혹은 그럴 자신이 없다면 다음 에피소드에서 미결 상태가 해소될 때까지만 시청하고 중단하기. 즉, 매 에피소드가 시작한 5분부터 다음 에피소드 시작까지 시청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시청하는 즐거움은 줄어들지 않는 대신 몰아 보기를 할 가능성은 줄어든다”며 “작가가 써놓은 마약 같은 시리즈의 구조를 따라가선 안 된다”고 말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