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어 수업/한성우·설송아 지음/320쪽·1만5000원·어크로스
지나가듯 던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마디는 가볍지 않은 정서적 울림을 줬다.
분단 이후 두 언어 사이에 자라난 틈은 좁지만 깊어도 보인다. 구석차기(코너킥)나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 같은 한두 가지 북한 말을 우스갯소리로 알고 있는 이들에게 책은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요즘 북한 말과 북한 삶을 다룬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반짐자동차로, 스키니진을 뺑때 바지로, 스타킹을 유리양말로 부르며, 때로 엠피삼(MP3)을 레시바(이어폰)로 듣거나 망유람(인터넷 서핑)도 하는 한 씨 가족의 여행기를 따라가다 보면 실제로 북한 기행을 곁에 바짝 붙어 따라가는 듯하다. 북한 말 배우기로 출발했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옥류관 대신 평양 향만루에 가 ‘달고신매운닭발쪽’을 뜯으며 그쪽 사람들과 수다라도 떨고 싶어진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