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홍콩 내 시위 주도자들과 접촉한 자국 외교관에 대한 중국 관영언론의 보도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홍콩에 주재하는 우리 외교관에 대한 중국 관영언론의 보도는 무책임한 것을 넘어 위험한 수준으로 변모했다”면서 “이는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7일 친중 성향 홍콩 일간지인 대공보(大公報)는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 소속 줄리 에이드 정치부장이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웡 등 시위 지도부와 접촉했다고 보도하며 에이드 부장의 경력과 자녀 이름까지 상세히 적었다. 에이드 부장이 과거 중동 지역에서 정부 전복을 기획했던 전문가라는 주장도 펼쳤다.
중국은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서방의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이전까지는 거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중국 당국은 다른 모든 나라의 외교관들처럼 우리 영사관 인력들도 자기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미국에 있는 중국 외교관들도 미국 정치와 시민사회, 학계, 기업 등 모든 영역에 개방적으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을 향해 “반중 폭도들과 깨끗하게 결별하라”면서 “홍콩 문제에 대한 관심을 즉각적으로 거두라”고 촉구했었다.
이에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국무부 브리핑에서 “나는 그게 공식적인 항의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폭력배 정권만이 할 일이라고 본다”면서 “책임있는 국가가 그런 행동을 할 리가 없다”고 중국의 발언을 비난했다.
AFP통신은 형형색색의 풍선이 가득한 거리에 가족 단위의 시위대가 모이면서 폭력과는 거리가 먼 차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알파벳이 쓰인 전단지가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이 종이에는 시위를 뜻하는 D(demonstration), 분노를 뜻하는 A(Angry), 항의를 뜻하는 P(Protest)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