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과 현 남편. © News1
치밀하게 계획된 고유정씨(36)의 살해일까. 현 남편 A씨(37)의 전례없는 과실일까.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6개월째 수사하고 있는 충북경찰이 여전히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두 가지 가능성을 놓고 수사 중인 청주상당경찰서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수사가 난관에 봉착한 이유로는 아이가 집 안에서 숨진 탓에 목격자나 CCTV 등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점 그리고 고유정과 A씨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 꼽힌다.
고유정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A씨의 잠버릇을 거론했다. A씨가 잠결에 다리 등 신체로 아이를 압박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A씨는 사건 전후 여러 정황을 제시하며 고유정의 범행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10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달 28일 제주시 한 마트에서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일부 물품을 환불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CCTV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환불 물품은 표백제, 락스, 테이프 3개, 드라이버 공구세트, 청소용품 등으로 같은달 22일 구입한 물품의 일부다.(제주동부경찰서 제공)2019.6.10/뉴스1 © News1
특히 고유정은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등을 통해서 진술에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고유정과 A씨의 주장은 심증일 뿐 여전히 명확한 사실관계를 단정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충북경찰 관계자는 “결론을 내기위해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번 주 프로파일러들로부터 사건 당사자들의 행동 분석 등을 통한 객관적 의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정의 의붓아들 B군(2014년생)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10분쯤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당시 의식과 호흡, 맥박은 없었다.
B군은 사망 전 날 저녁식사를 마치고 친아버지인 A씨와 같은 방,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다.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잠을 잤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검 결과 B군은 다음 날 오전 5시 전후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사인은 특정되지 않았고 외상도 없었다. 몸에서 약물이나 독물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아이가 10분 이상 몸 전체에 강한 압박을 받아 눌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