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영농조합법인 오름주가
전국 유일의 키위와인 생산업체인 조현국 오름주가 대표가 10일 와인갤러리에서 키위와인의 맛을 설명하고 있다. 와인갤러리는 사계절 15도 안팎을 유지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늦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10일 오전 11시 반경. 경남 사천시 곤명면 경서대로(신흥리) ‘와인갤러리’. 영농조합법인 오름주가(酒家) 조현국 대표(42)의 안내로 들어선 터널은 서늘한 공기가 가득했다. “에어컨을 가동하느냐”고 묻자 ‘자연 그대로’라는 답이 돌아왔다. 사계절 12∼17도, 평균 15도 안팎이 유지된다.
와인 박스를 비추는 은은한 간접 조명, 터널 벽면을 가볍게 두드리는 조용한 음악, 그리고 아름다운 그림들. 개천미술대상전 추천작가인 강영화의 수채화, ‘와인 아트’라는 독창적인 분야를 열어 가는 조현주의 와인 그림, 인간 내면의 욕구를 예술적 작품으로 승화시킨 문명숙의 유화…. 갤러리다웠다.
완사역에서 진주 방향으로 700m 떨어진 이 터널은 1960년대 뚫은 것이다. 1999년 경전선 철도가 폐쇄되고 철도시설공단 소유이던 것을 2012년 조 대표가 빌려 다듬었다. 연간 최대 10만 명이 찾는다. 시음장에선 키위(참다래) 와인의 제조 공정과 맛, 특징을 설명해 준다. 230m를 걸어 터널 막바지에 다다르면 ‘빠지다’라는 대형 붓글씨가 반긴다. ‘사천·삼천포에 빠지다, 행복에 빠지다, 사랑에 빠지다’라는 아기자기한 글들도 전망대를 장식하고 있다. 서예가 순원 선생 글씨다.
#2. 키위 와인에 ‘빠지다’
오름주가의 키위 와인. 향과 맛이 상큼하다.
송도근 사천시장도 전국 유일의 키위 와인 제조업체인 오름주가를 적극 지원한다. 사천에선 연간 2000t의 키위가 생산된다. 이 가운데 70t 안팎을 오름주가에서 사들인다. 와인 생산은 750mL 5만 병 정도. 매출은 6억∼7억 원. 와인 족욕장 등이 문을 열면 5년 뒤엔 20억 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사천 키위는 달콤하고 상큼하다. 그래서 키위 와인은 감미로운 향과 산뜻한 풍미를 자랑한다. 전통주 품평회에서 금상도 받았다. 전국 150개 와인 품평장인 경기 광명의 와인동굴에서 오름주가 키위 와인은 판매 최상위권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