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과 유전자 모니터링 기술을 응용해 단일 세포 수준에서 유전자들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지도를 공개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제공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과 유전자 발현 정도를 모니터링하는 기술, 유전자 수백 수천 개를 하나씩 억제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기술을 결합해 개별 세포 수준에서 유전자들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8일자(현지 시간)에 발표했다.
조너선 와이즈먼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세포및분자약리학과 교수팀은 인간의 유전자 중에서 각각 상호작용할 수 있는 조합 6324개에 대해 2만8680가지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 다음 결과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이 중 다른 유전자와 강한 상호작용을 하는 유전자 112개를 찾았다. 또 상호작용이 강력하게 나타나는 287가지 조합에 대해 추가로 정밀한 상호작용을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유전자 상호작용 지도를 만들었다.
유전자끼리의 관계를 나타낸 첫 지도지만 아직 한계도 있다. 유전자 2개가 상호작용한 결과를 토대로 지도를 만들었지만 유전자가 3개 이상 복합적으로 얽혀 작용하거나 특정 표현형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의 영향력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전문가인 조승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어 유전자 간 상호작용을 알아보기 위해 유전자 발현 산물인 단백질끼리의 상호작용을 관찰했다”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응용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처럼 유전자 단위에서 분석한 성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 지도를 활용하면 유전자끼리의 상호작용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이나 치매 같은 질환이 일어나는 원인과 과정도 아주 기초적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타깃을 발굴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와이즈먼 교수팀은 이 지도의 데이터를 이용해 유전자 간 상호작용을 실험 없이도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앞으로 훨씬 구체적인 유전자 상호작용 지도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