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파리 특파원
그만큼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고기를 먹는 즐거움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배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소는 사료를 먹으며 되새김질을 한다. 이 과정에서 장내 발효가 일어나 방귀를 뀌거나 트림을 하는데, 여기에서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지구온난화를 강하게 유발하는 메탄가스가 나온다. 돼지 분뇨를 처리할 때도 이산화질소가 나온다. 이 역시 온실가스다.
나아가 도축부터 포장, 유통, 조리까지 ‘고기 한 점이 내 배 속으로’ 들어오는 매 순간 에너지가 소비되고 지구에 영향을 미친다. 유엔식량농업기구 조사 결과 육류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항공, 항만보다 높은 수치다.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되면 단순히 폭염에 그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2100년엔 해수면이 최대 230cm 이상 상승하고 수억 명이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있다.
맞다. 살살 녹는 등심을, 맥주와 함께 목젖을 때리는 치킨을, 삼겹살과 소주의 120% 궁합을 어찌 포기하란 말인가. 그래서인지 ‘고기세’와 함께 ‘미래의 고기’ 개발도 유럽에서 주요 이슈로 부각되는 중이다. 고기 맛이 나지만 고기는 아닌 대체육류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2040년경이면 육류시장이 식물성 고기(25%), 줄기세포를 이용한 배양육(35%), 도축된 가축고기(40%)로 3분할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구는 걱정되지만 고기는 참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진짜 고기와 똑같은 ‘미래의 고기’ 개발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불판 위 고기를 딱 3점만 줄여나가면 어떨까? 쇠고기 100g을 덜 먹으면 서울∼부산 거리(약 420km)를 자동차로 운전하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니 말이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