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사진=뉴시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달 중순 미국 방문 기간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한 미국의 중재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김 차장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한 직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외교 안보 관련 인사들을 만난 바 있다.
김 차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방미 목적은 “(한일 관계) 중재를 요청하러 간 것이 아니다”라며 객관적인 차원에서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의 견해를 듣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제 협상에서) 무언가를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글로벌 호구’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미국에 한국의 삼권분립 제도를 설명하고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뒤집은 것이 아니다. 다만, 반인도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개인의 청구권이 살아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사진=뉴시스
또한 “미국 상·하원에 가서 미국이 한·미·일 공조를 더 중요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무장한 일본을 위주로 하고 나머지 아시아 국가는 종속변수로 해서 아시아에 대한 외교 정책을 운용하려는 것인지 물었다”면서 “미국이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 하면 이 문제에 관여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미국이 알아서 하라’고 전했다”고 했다.
김 차장은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한국이 맞불을 놓은 것과 관련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그만큼 올라갔기 때문”이라며 “일본의 전략물자가 1194개라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영향을 미치는 건 한 줌밖에 안 된다.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대응 카드로 거론되는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선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등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