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신무기 대응 가능하다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공개한 대남 집중 타격용 ‘신형 단거리 발사체 3종’ 요격 가능성에 대해 12일 이렇게 말했다. 신형 3종이 실전 사용될 경우 제대로 손도 못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 국방예산이 지난해 대비 8.2% 증가한 것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자주 언급했던 ‘힘으로 지키는 평화’라는 말의 함의를 잊지 않아 줬으면 한다”고 했다. 군 당국도 앞서 “패트리엇으로 북한의 신형 미사일을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군에 배치된 미사일 요격 체계는 요격 가능 고도 30km 이하의 패트리엇 PAC-3 CRI가 있다. 군은 요격 고도가 40km까지 올라가는 PAC-3 MSE도 내년부터 들여와 요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국산 ‘천궁 블록-Ⅱ’(20km 이하 고도에서 요격)도 배치해 방어망을 촘촘하게 만들 계획이다.
주한미군은 패트리엇 PAC-3 MSE를 이미 운용 중이다. 다만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요격 가능 고도가 40∼150km여서 ‘신형 3종’을 요격할 수 없다. ‘신형 3종’은 낮게는 25km 등 정점고도가 50km 이하여서 사드 요격 범위를 벗어난다.
청와대는 ‘신형 3종’이 한미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저고도 비행하며 회피 기동을 하는 것에 대비해서도 대책이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신형 3종’은 요격 준비 시 경로 예측에 혼선을 주려고 하강 중 급상승(풀업·Pull-up)하는 등 회피 기동을 하는 데다 타격 정밀도도 고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변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요격 체계를) 보강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PAC-3 MSE는 이스칸데르의 회피 기동 경로를 포착해 요격할 수 있게끔 프로그램이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피 기동이 미사일 비행 속도를 떨어뜨려 오히려 요격을 쉽게 하는 ‘양날의 검’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있다. KN-23의 최고 속도는 마하 6.9지만 회피 기동 시 공기 저항으로 인해 마하 4까지 느려져 요격이 한층 수월해진다는 것.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북한은 방사포와 미사일을 동시에 사용해 남한 전후방을 동시 전장화하겠다고 말해왔다”며 “북한이 발사체를 퍼부으면 패트리엇 등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뿐 다 막아낼 순 없다”고 했다. 주한미군 패트리엇도 미군기지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
특히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을 하며 기술을 급진전시키고 있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등 방사포는 저고도로 수백, 수천 발이 대량 발사되기 때문에 요격 개념 자체를 적용하기 어려운 무기체계다. 방사포에 대응하는 한미 연합군 작전의 초점이 사전 무력화에 맞춰져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킬체인(도발 임박 시 선제타격)을 빠르게 보강해 방사포를 포함한 ‘신형 3종’을 초기 무력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라며 “요격 무기는 많을수록 좋은 만큼 패트리엇 포대 수와 미사일 역시 신속하게 증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