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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핵무장론’ 쏟아진 한국당 토론회

입력 | 2019-08-13 03:00:00

“핵전력 불균형 방치해선 안돼”… 美전술핵 국내배치-핵공유 주장
北 “핵전쟁 미치광이” 원색비난




북한이 잇따른 도발로 대남 타격용 신무기를 공개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12일 미국 국방대가 최근 제안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를 주장하며 핵무장론에 다시 불씨를 지피고 나섰다. 이날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와 핵포럼 소속 의원 36명은 국회에서 ‘한국형 핵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고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 개발 이후 남한은 내 손아귀에 있다고 여기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핵무기를 배치하면 비핵화 협상력이 커진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소형 핵무기 300기 정도는 활용할 수 있는 상태여서 미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결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미국의 전술핵을 제주에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도 “5, 6년 내 (국제사회가 핵을 보유한 것을 인정하며) 북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도 항구적인 핵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은 “북한의 핵능력이 커졌으니 억지력도 강화해야 한다”며 “전술핵 전진 배치, 핵억지력 강화 방안이 비핵화 협상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핵무장론을 다시 꺼내든 것은 북한이 잇따른 도발에 대응해 안보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황교안 대표는 토론회에서 “북한 도발이 일상화돼선 안 된다”며 “유비무환으로 국민 안전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거친 비난을 쏟아내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노동신문은 이날 “어리석게 날뛰는 남조선 보수패당이야말로 스스로 자멸을 재촉하는 ‘안보 불안 정당’, ‘재앙 정당’”이라며 “미친개는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하듯 우리 민족에게 화난을 몰아오려고 발광하는 반역 무리는 가차 없이 징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선전매체 메아리도 “조선반도 전체를 핵전쟁마당으로 만들려고 날뛰는 보수세력이야말로 이 땅에 평화가 아닌 파멸을 몰아오려고 날뛰는 핵전쟁 미치광이 무리, 재앙 단지임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조동주 djc@donga.com·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