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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보면 건강이 보여요

입력 | 2019-08-14 03:00:00

전신질환을 알 수 있는 눈 건강



게티이미지뱅크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불편하다면 눈에 질환이 생겼나 의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신질환이 생기기 전에 눈에 먼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눈은 전신질환과 동반해 특징적인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눈에 나타나는 전조증상은 전신질환을 진단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김태기 교수에게서 전신질환을 미리 알아 볼 수 있는 눈 증상을 자세히 알아봤다.


눈이 점점 튀어나오는 갑상샘(선)질환

갑상샘은 몸의 대사와 체온을 조절하는 갑상샘호르몬을 생산한다. 목 부위의 기도 앞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이다. 갑상샘항진증은 갑상샘호르몬이 과다 생산되는 질환이다. 갑상샘이 붓는 증상이 가장 대표적이지만 안구에서도 발생하는 증상이 있다. 이를 갑상샘눈병증이라고 한다.

갑상샘항진증이 생기면 눈을 움직이는 근육과 눈 주변의 지방에 여러 가지 물질이 축적돼 부종이 발생하고 섬유화도 진행된다. 이 때문에 눈이 튀어나오거나 눈꺼풀이 뒤로 당겨지는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나 각막에 염증도 생길 수 있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움직임이 좋지 않아 사시가 생길 수도 있고 시신경이 눌려서 시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주의할 점은 갑상샘항진증과 갑상샘눈병증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갑상샘항진증이 심하지 않아도 눈병증 증상은 심하게 올 수 있어 반드시 안과에서 정밀한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시력 저하와 복시를 유발하는 당뇨병

당뇨병이 진행되면 혈당이 높은 혈액이 온몸의 혈관을 지나면서 여러 가지 혈관 합병증을 일으킨다. 눈의 망막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당뇨망막병증과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이 생긴다. 신체 중에서 동맥과 정맥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되는 망막 부위다. 초기엔 혈관의 모양이 변한다든가 망막의 미세 출혈이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그러나 혈관 누출로 망막 중심부위가 붓는다든가 약해진 혈관에서 출혈이 생기면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당뇨병으로 인한 망막합병증이 발생하면 신장 합병증도 오기 쉽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안과 검사를 통해 눈 상태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눈앞이 깜깜해지는 일과성 흑암시

눈앞이 잠깐 깜깜해지는 일과성 흑암시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전신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시력 소실은 보통 몇 초∼몇 분이며 대개 정상으로 회복된다. 대부분 혈관 폐쇄와 혈액 순환 이상으로 발생한다. 경동맥에 협착이 있는 경우에도 흔히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위험인자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동맥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서 혈관 폐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한쪽이 가려 보이는 시야장애와 뇌 질환

몸에 다른 증상이 전혀 없는 환자가 시력 저하로 안과를 찾았다가 뇌경색이나 뇌출혈, 뇌하수체종양 같은 뇌의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인해 눈에서부터 시각중추인 뇌의 후두엽으로 가는 경로가 손상되면 시력과 시야에 이상이 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한쪽의 시야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걷다가 자꾸 여기저기 부딪히게 되거나 운전하기가 불편해지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뇌하수체에 생긴 종양이 커지면서 밑에 있는 시신경을 압박하는 경우에도 시력 저하 및 시야 이상이 일어날 수 있다. 안과에서 시야 검사를 받고 손상 부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 자기공명영상이(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아 뇌의 이상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입이 마르고 눈도 건조, 쇼그렌증후군

눈이 심하게 마르는 경우 단순 안구건조증이 아닌 쇼그렌증후군같이 전신질환에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만성적인 염증질환으로 침샘과 눈물샘 같은 분비샘에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전신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은 안구건조증 말고도 류머티즘관절염, 간질성 폐렴, 섬유근육통을 동반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림프종이 나타나기 때문에 쇼그렌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 안과뿐만 아니라 류머티즘 내과도 함께 찾아 진단받는 것이 좋다.


눈 통증과 충혈, 류머티즘 질환

눈의 충혈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포도막염 때문에 충혈이 생기는 경우에는 동반된 전신질환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포도막염은 우리 눈 속 구조물 가운데 홍채와 섬모체, 맥락막을 포함하는 포도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포도막염은 원인질환이 존재하지 않는 원발성(原發性)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류머티즘관절염, 강직성척추염, 전신홍반루프스, 베체트병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절통이나 허리통증이 같이 있다면 안과와 함께 류머티즘 내과를 방문해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상 증세 알려주는 눈 증상 체크


- 갑자기 시력이 떨어졌다.
- 눈이 자주 아프다.
- 눈이 자주 충혈된다.
- 눈이 붓는다.
- 안구가 자주 건조해진다.
- 눈이 튀어나와 보이거나 눈꺼풀이 뒤로 당겨지는 느낌을 받는다.
- 눈앞이 순간 깜깜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