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5> 부정맥
심방세동은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 중 가장 흔하다. 국내 인구의 1∼2%가 심방세동을 가지고 있으며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유병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힘차게 수축하지 못하고 불규칙적이고 빠른 속도로 떠는 질환을 말한다. 이는 심실로 가는 혈액을 정체시켜 심방 안에 혈전을 유발하는데 주로 좌심방이에서 발생한다.
좌심방이는 좌심방에 붙어있으면서 귀처럼 돌출된 부분을 말한다. 혈액의 정체가 일어나기 쉬운 구조로 심방세동이 진행되면 좌심방이의 크기가 커지고 수축력이 저하돼 혈액의 정체가 더욱 쉽게 일어난다. 혈전이 뇌로 가면 뇌경색, 콩팥으로 가면 경색으로 인한 복통 및 신부전 유발 등 여러 신체기관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국내 뇌졸중 환자의 15∼20%가 심방세동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정맥 자가진단 Q&A
▼ “안정 시엔 분당 50∼100회 내외로 규칙적” ▼
― 부정맥을 자가 진단할 수 있나?
팔목동맥이나 목동맥에 손을 대고 자신의 맥박을 확인한다. 1분 동안 몇 번 뛰는지, 규칙적인지 불규칙적인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안정 시에는 분당 50∼100회 내외로 규칙적인 맥박을 보인다. 만약 이 범위를 벗어난다면 맥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심전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65세 이상이라면 자가 맥박 측정 방법을 권장한다. 최근에는 혈압계, 스마트시계 등 다양한 장치를 이용해 손쉽게 측정할 수 있다.
― 아스피린으로 심방세동에 의한 뇌경색을 막을 수 있는지?
아스피린은 항혈소판제로 항응고제와는 다르며,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을 막는 데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이 있으면서 고혈압, 당뇨병, 심부전, 혈관질환, 65세 이상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거나 75세 이상 또는 뇌경색 과거력 중 한 가지라도 해당한다면 항응고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환자 개개인의 출혈위험도, 혈전위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 의료진과 먼저 상담해야 한다.
― 수술 전 항응고 치료는 중단해야 하나?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의 경우 혈소판의 수명이 7일인 것을 감안하면 수술 일주일 전에 중단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항응고제는 아스피린과 다르다. 심방세동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비타민K 비의존성 항응고제는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보통 2일만 중단하면 된다. 그 이상 중단하면 뇌경색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발치와 같이 출혈 위험도가 낮은 치료는 항응고제의 중단 없이도 가능하다. 다만 개개인의 위험도와 콩팥기능에 따라 조절이 필요하므로 반드시 항응고제를 처방하는 의료진에 문의해야 한다.
이정명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