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는 가입한 통신사가 달라도 최대 100명이 참여할 수 있는 그룹대화와 대용량 파일(100MB) 전송 기능 등이 적용된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 ‘채팅+(플러스)’를 13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문자메시지는 낡았다?’
통신3사가 문자메시지로 카카오톡에 도전장을 던졌다. 문자로도 카톡처럼 대화방에서 여러 명과 얘기할 수 있고,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통신3사의 연합전선은 ‘국민 메신저’ 카톡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 카톡같은 문자 서비스
13일 통신3사가 내놓은 메시지 서비스 ‘채팅+(플러스)’는 가입 통신사와 상관없이 이용자들을 한 대화방에 모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통신사 문자메시지는 주로 일대일, 단문 메시지 전송용으로 이용됐다. 문자로도 여러 명을 초대해 카톡방처럼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해 KT, 올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내놓았지만 같은 통신사 이용자들끼리만 이용할 수 있었다.
채팅+는 카톡처럼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을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깔려 있는 문자메시지 앱만 업그레이드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기존 문자메시지와 채팅+ 간 메시지 호환도 가능하다.
이날 확인한 채팅+의 대화창 화면은 카톡과 거의 유사한 모습이었다. 화면 왼쪽에 상대방이 입력한 메시지가 뜨고 오른쪽엔 이용자가 입력한 내용이 뜬다. 본인이 입력한 내용 옆에는 작은 숫자로 ‘읽은 사람 수’가 표시된다. ‘여기까지 읽었습니다’라고 신규 메시지와 구분 짓는 기능도 유사하다. 최대 100명까지 한 대화방에서 얘기할 수 있고 100MB(메가바이트) 이하 대용량 파일도 전송할 수 있다.
통신3사는 채팅+ 초기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연말까지 해당 앱 이용 시 발생하는 데이터는 과금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100MB 동영상 파일을 공유해도 데이터가 차감되지 않는다.
● 재재재도전…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
통신3사가 카톡에 도전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톡은 2010년 3월 출시된 이래 통신사의 문자메시지 시장을 급속도로 빼앗아왔다. 카톡이 출시되기 전인 2009년 1191억 건이던 문자메시시 발송 건수는 2011년 941억 건으로 급감했다. 2012년부터 통신사들은 문자메시지 발송 건수를 아예 공개하지 않고 있다.
통신사들은 카톡에 빼앗긴 메시지 시장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도중에 포기했다. 2011년 네이트온톡(SK컴즈), 올레톡(KT), 와글(LG유플러스) 등이 실패한 데 이어 2012년 3사가 연합해 내놓았던 조인도 3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결국 2013년 통신3사는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사실상 무료화해야 했다.
올해 2분기(4~6월) 기준 국내 카카오톡 월간 이용자 수는 4400만 명이다. 이미 메시지 시장 구도가 확고한 데도 불구하고 통신3사가 이 시장에 재도전하는 이유는 ‘성장성’이다. 메신저 이용자 수 자체는 포화상태지만 이를 발판으로 넓힐 수 있는 시장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2분기 기준 카카오톡 기반의 톡비즈 부문 매출은 138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채팅목록탭 광고, 플러스친구,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으로 이뤄진 톡비즈는 카카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플랫폼 부문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이번에 통신3사가 내놓은 채팅+에 단지 문자메시지 서비스뿐만 아니라 ‘송금하기’ ‘선물하기’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포함시킨 이유다.
채팅+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채택한 글로벌 표준 커뮤니케이션 기술인 ‘차세대 메시지서비스(RCS)’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향후 확장성도 높다는 게 이동통신업계의 전망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채팅+는 국가별로 생겨난 메신저, SNS 앱들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스마트폰 기본 탑재 서비스인데다 향후 해외 통신사들과도 연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승부를 겨뤄볼만하다”고 말했다.
곽도영기자 now@donga.com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