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 침대, 디자이너-아티스트-DJ 아이디어 협업 큰 성과
시몬스가 지난달 시작한 TV 광고가 큰 주목을 받으면서 4주 동안 광고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총 3편으로 짜인 이 광고는 수영장이나 해변, 숲을 배경으로 제작됐으며 시청자들에게 감각적인 비주얼로 입소문이 났다. 광고 이미지로 만든 티셔츠, 에코백 등의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몬스 제공
○ ‘침대 없는 침대 광고’ 인기
시몬스 침대는 어떻게 이 같은 히트작을 만들 수 있었을까. 비결은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에 있다. 시몬스의 모든 브랜딩 작업은 이곳에서 이뤄지는데 이 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로젝트별로 사내 인력이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과 팀을 꾸린다는 점이다. 이번 광고에는 애플, 소니, 나이키 등과 작업한 아트 크리에이터 싱싱스튜디오와 국내외 유명 광고영상을 제작한 프로덕션 원더보이즈필름, 글로벌 패션 매거진의 화보 촬영을 해온 김보성 플레이스튜디오 실장, 신선혜 포토그래퍼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시몬스 침대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제품 없이 그래픽 요소로만 표현하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은 광고주인 시몬스였다. 김영만 원더보이즈필름 프로듀서는 “보통 광고를 제작할 땐 제품의 성능이나 이미지에 집중하는데, 시몬스는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것 같아 신선했다. 이를 위해 그래픽 디자이너, 비주얼 아티스트, 심지어 DJ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모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배경음악인 ‘서머 데이즈’는 싱싱스튜디오가 추천했다.
디테일한 작업도 성공 비결 중 하나였다.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는 모델 의상에서부터 작은 액세서리, 촬영 소품까지 하나하나 직접 챙겼다. 보통 광고 촬영에서 의상까지 하나하나 직접 챙기는 광고주는 찾기 힘들다.
시몬스의 광고와 브랜딩 작업은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이뤄진다.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로젝트별로 사내 인력이 업계 최고 전문가들과 팀을 꾸린다는 점이다. 시몬스 제공
결국 시몬스 광고는 브랜드 주력 제품인 침대를 영상에 등장시키지 않아 더욱 화제가 됐다. 시몬스 광고는 TNMS 광고조사채널이 전국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TV 광고 시청률에서 7월 1일부터 한 달간 1위를 기록했다.
○ 인기 광고를 고객 접점으로 활용
그들의 도전은 광고에 그치지 않았다. 시몬스는 광고에 나오는 주요 장면들로 티셔츠와 에코백, 스마트폰 케이스 등을 디자인해 상품화했다. 광고가 흥행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이 알려졌는데, 사람들이 판매용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강수정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 아트팀장은 “구매 인증샷이 수시로 올라오고 한정판으로 제작한 티셔츠가 온라인상에서 인증샷 열풍을 일으키며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그 덕분에 고객과의 소통을 훨씬 더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는 단순히 광고만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고객 접점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 이천에는 ‘시몬스 테라스’라는 고객 소통 공간을 마련했다. 이는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공간 설계와 인테리어, 프로그램 기획, 전시, 큐레이터가 설명하는 단어 하나까지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가 직접 챙기고 있다. 오픈 당시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장 줄리앙의 ‘장 줄리앙: 꿈꾸는 남자(2018.09∼12)’ 전시가 진행됐다. 현재는 서핑을 주제로 한 전시 ‘Reality Bites: 리얼리티 바이츠’가 열리고 있다. 젊음과 반항을 상징하는 서핑과 1960, 70년대 자유분방한 히피 문화가 주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