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동아일보DB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내정자는 그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대해 “역으로 보면 비핵화하겠다는 이야기”라는 주장을 폈다. 즉 “비핵화를 하고 나면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하고 군비 감축을 해야 되므로 남북한 군사력 균형을 잡기 위해 지금 단거리미사일을 만들어놔야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내정자는 또 북한의 막말 담화에 대해 “대내용이며 우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 약을 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멘토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장관급 공직 후보자가 억지스러운 논리로 북한을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주장은 객관적 분석보다는 북한의 입장에 서서 해석하는 ‘내재적(內在的) 접근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도 그제 북한의 막말에 대해 “대미 협상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하는 등 이런 사고방식이 정부 외교안보팀에 광범위하게 깔려 있는 것 같다. 어떻게든 남북대화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워낙 강하다 보니 모든 걸 거기에 부합되게 해석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신종 단거리 발사체 3종 세트를 시험발사했고, 한일 갈등과 중국·러시아의 동해 침범, 미중 무역전쟁까지 겹쳐 국민의 안보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교안보팀은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안보정세를 판단하고 신중한 언행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