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는 아이들을 그린영화 ‘우리집’.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들의 미묘한 심리를 포착한 ‘우리들’(2016년)로 주목받은 윤가은 감독의 말이다. 그의 신작 ‘우리집’이 개봉(22일)을 앞두고 있다.
‘우리집’에는 아이들만 둔 채 지방에 일하러 간 부모, 불화를 겪는 부모가 나온다. 아이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민한다. 그리고 한 뼘 성장한다.
어린이 배우들은 의견 밝히기를 주저하거나 감정에 집중해야 할 때 스태프의 잡담을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얼굴이 부었다’ 같은 외모 평가에 크게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 배우 중심의 현장을 만들기 위해 윤 감독은 캐스팅 때부터 이들과 오랜 시간 면담하고 아이들의 언어로 대사를 고쳐 썼다. 연출부는 ‘가정통신문’을 만들어 이들과 소통했다.
화면 속 아이들이 갖는 힘은 강력하다. 때 묻지 않은 웃음과 순수함은 큰 위로를 건넨다. 그러나 동영상 콘텐츠가 세상을 지배하는 지금, 이 강력한 힘은 돈으로 연결되고 그 과정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부주의하게 대하는 일이 반복된다.
최근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의 수익이 화제가 되면서 유튜브 키즈 채널의 아동 학대 논란도 불거졌다. 6세 아이에게 10kg짜리 대왕문어를 먹이거나 부모의 지갑을 훔치게 하는 연출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일었다. 배스킨라빈스는 어린이 모델에게 화장을 시키고 스푼을 문 입술을 클로즈업한 광고로 성 상품화 논란을 촉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광고를 내보낸 채널에 ‘경고’를 내렸다. 시간이 지나면 논란은 잊히지만 상처는 아이들의 몫이다.
어린이 배우들과 여러 수작을 만든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에세이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에서 아이들을 필름에 담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이서현 문화부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