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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까지 간 국회 행안위 공방…전혜숙 vs 권은희 승자는?

입력 | 2019-08-15 08:22:00

전혜숙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과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에서 언쟁을 하고 있다. 권은희 의원은 제천화재 평가소위의 보고 누락건에 대한 행정안전위원장의 책임을 물었다. © News1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보고자 명단 누락’ 공방이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앞두고 있다.

판이 커지면서 당사자인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과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행안위 제천화재관련평가소위원장)간의 공방이 가열될 조짐이다.

권 의원은 지난 2일 전 위원장이 제천화재소위 보고자(출석 대상 특정 개인) 목록을 고의로 누락했다면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상임위원회인 행안위 위원장은 전 의원이, 행안위 내 소위원회인 제천화재소위 위원장은 권 의원이 맡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달 소위 참석 보고자 명단을 전 위원장을 통해 각 기관(충청북도·제천시)에 발송하는 과정에서 ‘업무보고자·참석자 명단’이 빠진 점을 문제 삼았다. 위임받은 소위에 대한 권한을 전 의원이 침해했다는 취지다.

전 의원은 즉각 이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소위 결정 사항을 임의로 바꾸지 않고 행정실에서 올린 내용 그대로 결재했다”며 “지난달 29일 권 의원이 국회의장에게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제기했다는 공문을 보냈으나, 실제 날짜는 2일이었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 측은 보고자 명단을 빼고 기관에 전달한 이유에 대해, 국회법상 업무보고 계획서 발송 과정에서 특정 개인을 보고자로 지정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국회법 제128조 등에 따라 상임위나 소위 등에서 특정 기관에 출석을 요청할 수는 있어도 특정 개인은 증인이나 참고인 출석 요구라는 절차를 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다수 상임위 등은 별도의 증인 출석 요구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기관에 출석 요구 공문을 보낼 때 특정 개인을 지정한 자료까지 첨부한다. 국회법상 맞지 않지만 편의상의 관행이 유지됐던 셈이다.

전 의원 측은 “국회법상 맞지 않고, 또 관행적이라고 하더라도 특정 개인을 보고자로 지정할 때 그간 여야 합의가 이뤄져 왔다”며 “이번 사례의 경우 보고자 목록에 대한 여야 합의도 없어 명단을 제외하고 발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1일 해당 소위의 속기록을 보면 이시종 충북도지사를 포함한 보고자 명단을 의결하자는 권 의원에 민주당 측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결국 합의하지 못했다.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당시 회의에서 “전체회의면 몰라도 소위에 한 번도 장이 나온 적이 없다”며 “보고자 부분은 모든 위원들 의견을 다 수렴하자”고 제안했고 권 의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권 의원 측은 소위 현안에 대해 상임위 위원장이 여야 합의를 판단해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소위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소위 위원장인 권 의원이 위임받았다는 것.

국회법은 대부분 다수결에 의해 표결이 진행되는 만큼 여야 합의를 이유로 드는 전 의원 측 주장이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국회 파행이 장기화했던 지난 6월 행안위 소위는 자유한국당이 불참했지만 소방국가직 전환 등 법안을 의결하기도 했다.

또한 권 의원 측은 해당 보고자 명단의 경우 각 의원실의 의견을 취합한 것이며, 기관이 제출하는 자료가 충분하다면 이와 관련한 보고자를 해당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전달했다고 전했다.

국회법상 출석 요구 이후 10일 이내에 해당 기관이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만큼 시일이 촉박해 불가피한 절충안을 낸 것이라는 설명도 더했다. 그러면서 애초 진행하려던 청문회 형식에서 보고회의 형식으로 격을 낮추는 등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민주당 측이 협상에 소극적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권은희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여야 합의가 없다고 공문을 보내지 않은 것은 여상규(한국당) 법사위 위원장이 각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가 안된 법안을 심사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합의된 의결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위 현안을 거부하거나 요구할 법상 권한이 상임위 위원장인 전 의원에게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