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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日에 “사다리 걷어차지 마라”…한일 관계 전망은

입력 | 2019-08-15 19:02:00

文 "기꺼이 日 손 잡을 것…공정하게 교역"
이달 하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예정돼
전문가 "당장 가시적 해법 도출 어려울 것"
"지소미아 연장, 규제품목 추가 여부 관건"
"조만간 대화 진행할 환경 만들어질 수도"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부당하지만 대화로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자유무역 질서’를 강조하며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양국 간 입장차이가 당장 좁혀지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의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왔다”며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다.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부당한’ 수출규제에는 끝까지 맞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달 하순께 중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 일본 외무상이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양자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양국 간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외교장관 양자회담이 개최될 경우 양측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그리고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만남에서 당장 가시적인 해법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대통령의 경축사 대일 메시지는 원칙적인 입장을 말한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에 대한 입장, 일본의 사죄와 반성 이런 것들에 대한 원칙적 입장은 그대로다”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개별 허가로 돌린 품목 가운데 한 두 가지는 아직 일본에서 수출이 안 되고 있다. 아직 해법을 모색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번에도 양측은 의견은 교환하겠지만 상호 입장을 확인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재연장 여부, 그리고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조치 시행 전후가 중요 변곡점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지소미아는 양국이 해마다 기한 90일 전에 폐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해마다 자동 연장된다. 폐기 의사 통보 만기일은 오는 24일이다. 오는 28일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시행일이다.

양 교수는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폐기하지 않고, 동시에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 시행 이후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하지 않는 정도의 조치를 취한다면 상호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