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농촌의 4차 산업혁명]<4> 클러스터로 발전하는 첨단농업
네덜란드 ‘월드호티센터’ 내부 연구시설에서는 다양한 작물을 키우며 재배기술을 연구한다. 이곳을 모델로 한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전국 4곳에 조성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명기 연구위원 제공
그런데 지난달 기회가 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청년 스마트팜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에 선발된 것이다. 20개월의 교육을 마치면 임대형 스마트팜 우선 입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임 씨는 “비용 부담 없이 스마트팜을 운영해 보고 임대 기간에 최소한의 판로를 개척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청년들이 초기 부담 없이 스마트팜을 통해 농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조성된다. 교육시설과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 관련 기술 연구와 실증 기능을 모은 융복합 스마트팜 클러스터다. 계획대로라면 2022년까지 상주와 전북 김제시, 경남 밀양시, 전남 고흥군 등 4곳에 혁신밸리가 들어선다. 청년 스마트팜 인력은 물론이고 스마트 농업기술, 농기계, 농식품 가공·유통 등 전후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 청년 스마트파머, 벤처농부 키우는 혁신밸리
실증단지에선 시설장비, 데이터 관리 등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입주해 기술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
지난해 사업지로 선정된 상주시 사벌면 일대에는 청년보육단지, 임대형 스마트팜, 실증단지와 함께 수출전문단지도 들어선다. 딸기 파프리카 등을 스마트팜에서 키워 해외로 수출하려는 기존 농가가 입주 대상이다. 또 청년 임대주택과 편의시설이 모인 문화거리를 만들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지원한다. 김제시 백구면 일대는 농생명 연구개발로 특화한다. 인근 지역의 농촌진흥청 종자산업진흥센터, 식품클러스터 등과 연계해 신품종 개발, 실증에 초점을 맞춘 연구개발 밸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 “민간이 재투자하는 선순환 만들어야”
국내 스마트팜 보급 면적은 2014년 405ha에서 2017년 4010ha로 크게 늘었다. 정부는 국내 스마트팜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클러스터형 거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의 ‘월드호티센터’를 모델로 삼았다. 이곳은 원예기술 관련 기업들이 출자해 2017년 8월 문을 열었다. 전 세계 원예기술 분야 선도기업들이 토마토, 파프리카, 가지, 꽃 등을 키우며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기술혁신센터다. 매년 50여 개국의 농업인, 유통업자, 원예재배기술자 등 2만5000여 명이 방문한다. 입주기업은 대학 등 교육기관과 협력해 국내외 학생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제품 홍보용 기업 전시공간이 있어 바이어와 바로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비즈니스 기능도 있다.
농업 전문가들은 초기에 정부가 기반을 조성하고 연구개발(R&D)에 투자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민간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명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주도의 월드호티센터처럼 혁신밸리에서 성과를 거둔 기업들이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했다.